Tokyo 2020

승마 메달 결정짓는 또 하나의 선수…귀하신 몸 ‘말’을 보호하라

이정호 기자

도쿄 역대급 폭염, 건강관리 비
상모든 장소에 얼음·쿨링텐트 준비
응급 상황 대비해 아이스트럭도

<b>“수고했어”</b> 영국의 로라 콜렛이 자신의 애마인 런던 52와 함께 지난 26일 일본 도쿄마사공원에서 저녁 훈련을 마친 뒤 체온조절을 위해 쿨링텐트로 입장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수고했어” 영국의 로라 콜렛이 자신의 애마인 런던 52와 함께 지난 26일 일본 도쿄마사공원에서 저녁 훈련을 마친 뒤 체온조절을 위해 쿨링텐트로 입장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승마는 하계 올림픽 역사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올림픽에서는 유일하게 동물과 호흡하는 종목인데, 그래서 말은 기수와 다름없이 선수로 간주된다. 어쩌면 선수 이상의 존재로도 볼 수 있다. ‘선수는 아파도 말을 탈 수 있지만 말이 아프면 경기를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선수 실력이 비슷하다면, 말의 기량이 메달 색깔을 바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말은 적게는 몇십억원부터, 많게는 수백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귀한 몸이다. 말들을 먹이고, 이동시키고, 관리하는 비용 역시 천문학적이다.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 말들의 건강 관리는 자연스레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다. 실제 올림픽에서도 2008년 베이징 등 몇 차례 대회는 방역 문제로 다른 국가에서 열리기도 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역대급’ 폭염 속 말 건강 관리가 비상이다. 말은 체온이 사람과 비슷하지만 털이 많아 더위에 더 취약하다. 이런 날씨에 운동을 해야 하는 말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부상 위험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열사병에 노출되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마사회 승마단 전재식 감독은 “말은 예민한 동물이다. 체온이 오르지 않도록 목이나 사타구니 등을 계속 마사지해줘야 한다. 또 몸에 물기가 없도록 닦아줘야 하고, 훈련이나 운동 뒤 이완된 다리 근육도 수축시켜야 부상도 줄일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코치, 트레이너, 스태프 등이 제한돼 현지에서 말 관리가 더 어려울 듯하다”고 했다.

출전 선수들마다 7월 현지의 살인적인 열기와 습도에 혀를 내두르는 가운데 국제승마연맹(FEI)도 악명 높은 도쿄 혹서기에 대비했다. 일단 모든 경기는 한낮 열기를 피해 저녁 시간에 치러진다. FEI가 대회를 앞두고 만든 홍보 영상에서는 말과 선수들이 대기하는 장소는 물론 워밍업, 피니시 장소까지 에어컨과 미스트가 항상 기온을 유지하는 쿨링텐트를 추가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말이 휴식하는 모든 장소마다 마사지에 필요한 얼음과 찬물이 항상 준비된다.

경기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서도 응급처치가 가능한 아이스 트럭도 대기한다. 말의 열사병을 막기 위한 앰뷸런스인 셈이다. FEI에서는 말을 위한 전문 수의사를 포함한 각종 전문 인력을 파견하고, 병원 시설까지 갖추며 만반의 준비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승마는 마장마술·장애물비월·종합마술 세부 종목에서 개인·단체전이 열려 금메달 총 6개가 걸려 있다. 남녀 구분도 없다. 승마 대부분의 경기는 도쿄 서쪽의 마사 공원에서 열리고, 종합마술의 크로스컨트리만 우미노모리 공원 내 크로스컨트리코스에서 진행된다.

한편 한국의 유일한 승마 출전자인 김동선(32)은 초반 탈락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아들인 김동선은 지난 24일 마장마술 개인전 예선 경기에 말 ‘벨슈타프’와 출전해 A조 9명 가운데 8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도쿄 올림픽 승마는 지난 24일 시작해 8월7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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