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1차 고유 기술 ‘여서정’ 완벽, 2차 착지 실수…“아쉽지만 만족”

도쿄 | 이용균 기자

도마 여서정, 한국 여자체조 첫 올림픽 메달

<b>해냈다</b>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밝은 표정으로 연기를 마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해냈다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밝은 표정으로 연기를 마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긴장해 많이 웃으려고 노력
나중에 아빠 이겨보고 싶다”

여서정(19·수원시청)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이었다. “아까 동메달 확정되고 한참 울었다”는 여서정은 도마 출발대에서의 긴장감이 싹 사라진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 2차 시기의 실수가 아쉬울 법했지만 “나는 너무너무 만족한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1일 열린 여자 도마 결선 1차 시기에서 자신의 기술 ‘여서정’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착지 뒤 얼굴에 ‘해냈다’는 표정이 묻어났다. 1차 시기 점수 15.333은 이날 결선 8명 중 가장 높았다. 여서정은 “제발 잘되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 됐다 싶었다”고 말했다.

2차 시기에서 착지 실수가 나오면서 점수가 14.133으로 떨어졌다. 여서정은 “1차 시기가 너무 잘돼 들뜬 모양”이라며 “그래도 동메달은 충분한 보상인 것 같다. 너무 좋다”고 웃었다.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여서정의 바로 앞 차례였던 미국의 제이드 캐리는 유력한 메달리스트였지만 1차 시기 도움닫기 때 실수가 나오면서 11.933점에 그쳤다.

여서정은 “나도 저러면 어떡하지 걱정됐다. 감독님이 옆에서 신경 쓰지 말고, 내 것만 하면 된다고 해주셨다”고 했다. 올림픽 결선의 긴장감은 피할 수 없다. 여서정은 “경기 전부터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분이 좋아야 컨디션이 올라오니까, 일부러 많이 웃었다”고 말했다.

여서정의 루틴 중 하나는 도약 전 오른손을 들 때 억지로라도 미소를 짓는 것이다. 이번에도 여서정은 찡긋 웃어보인 뒤 힘차게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여서정의 동메달은 아버지의 기술에서 나왔다. 기술 ‘여서정’은 여홍철의 ‘여2’에서 반 바퀴 덜 도는 기술로 스타트 점수 6.2의 고난도 기술이다. 아빠는 롤모델이자 넘어야 할 벽이었다. ‘여홍철의 딸’이라는 시선도 부담이었다.

여서정은 “솔직히 지금까지 아빠로 인해 불안감도 많았고 (못마땅한) 시선도 많았는데, 이제 더 열심히 준비해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여홍철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여서정의 다음 목표는 3년 뒤 2024년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다. 메달이 주는 선물이 바로 그 자신감과 더 높은 미래를 향한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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