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우하람이 뛰어내릴 때마다…한국 다이빙 ‘위대한 점프’

도쿄 | 김은진 기자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 4위 올라…한국 올림픽 사상 최고 기록
4차 시기까지 3위와 박빙 경쟁…5차 시기 실수로 아쉽게 메달 멀어져
“리우 때 비해 순위와 실력 올라 기쁘다”…6일 10m 플랫폼 다시 도전

우하람이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다이빙 연기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하람이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다이빙 연기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하람(23)은 4차 시기를 마친 뒤 전광판을 봤다. 2차 시기까지 12.65점 차로 뒤져있던 3위에 1.8점 차로 따라붙었다. 3위는 영국의 잭 로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다.

다이빙 최강 중국의 철옹성 같은 듀오 셰스이와 왕쭝위안, 그리고 지난 대회 은메달리스트 사이에서 올림픽 결승 3m 스프링보드 위에 처음 선 우하람은 당당하게 싸웠다. 결국 뒤집지는 못했지만 우하람은 두 번째 올림픽에서 싸우는 법을 배웠다.

우하람이 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6차 시기 합계 481.85점을 받았다. 전체 12명 중 4위를 차지했다.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1960년 로마 대회 때부터 올림픽에 나간 한국 다이빙은 메달이 없다. 우하람이 하나씩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18세이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10m 플랫폼에서 사상 최초로 결승에 올라 11위를 했다. 당시 다이빙 경기는 실외 경기장에서 치러졌다. 강풍에 보드가 흔들리면서 선수들이 힘들어했다. 어린 우하람도 흔들렸다. 3m 스프링보드에서는 예선 탈락했다.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 나간 도쿄 올림픽에서 우하람은 또 새 역사를 썼다. 3m 스프링보드에서도 한국 최초로 결승에 올랐다. 지난 2일 예선에서 전체 5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이날 오전 준결승에서는 조금 부진해 12위로 결승에 턱걸이했지만 오후 열린 결승에서 우하람은 명승부를 펼쳤다.

앞으로 서서 앞으로 두 바퀴 반 돌고 옆으로 두 바퀴 틀어비트는 동작의 1차 시기에서 76.5점을 받아 5위로 출발했고 3차 시기에서는 앞으로 서서 앞으로 완전히 구부린 채 네 바퀴 반을 도는 난도 3.8의 연기를 완벽하게 펼쳐 91.20점을 받았다. 이 3차 시기를 마친 뒤 우하람은 4위로 올라섰다. 4차 시기에서는 3위와 1.8점 차까지 좁히면서 사상 첫 메달 가능성이 생겼다. 승부수를 띄웠다. 준결승에서 3.0이었던 난도를 결승에서는 3.6짜리로 높였다. 뒤로 서서 완전히 구부린 채 세 바퀴 반을 돌았다.

그러나 입수가 깨끗하지 못했다. 68.40점에 머물면서 3위 로거에게 40.3점 차로 처지고 말았다. 로거는 이 5차 시기에서 가장 완벽한 연기로 96.90점을 받았다.

6차 시기까지 마친 뒤 우하람의 점수는 3위 로거(518.00점)를 따라잡지 못했다. 메달은 놓쳤지만 우하람은 한국 다이빙의 올림픽 사상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도전했고 최선을 다한 우하람은 아쉬움보다 다음에 대한 기대에 웃어보였다.

우하람은 “5차 시기에서 실수가 나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기분이 나쁜 건 아니다. 감이 좋았고 잘 유지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올림픽 4등 자체가 영광이다. 리우 때 비해 순위와 실력이 많이 올라 기쁘다. 그래도 (잘했다는) 말들에 만족하지 않고 메달을 딴 뒤 그런 말들을 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방과후수업으로 다이빙을 접한 뒤 선수가 된 우하람은 좋아서 운동을 하는 선수다.

우하람은 “남들보다 많이 노력하고 훈련했기에 점점 성적이 좋아진 것 같다. 선수촌 생활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운동이라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하람은 또 한 번 일을 낼 준비를 한다. 6일 10m 플랫폼 예선에 출전한다. 이제 결승 진출은 당연한 한국 다이빙, 최초의 메달에 다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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