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Tokyo 2020

졌지만, 국민은 끝까지 함께였다···여자배구 ‘감동의 4위’

도쿄 | 윤은용 기자
8일 일본 도쿄 아리아키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vs세르비아 경기에서 김연경이 실점에 아쉬워하고 있다.●2021.08.08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8일 일본 도쿄 아리아키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vs세르비아 경기에서 김연경이 실점에 아쉬워하고 있다.●2021.08.08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의 발은 무거워졌다. 세르비아의 벽은 높았고, 세계 최고 공격수의 위력은 무시무시했다. 도저히 승산이 없는 경기였음에도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중심으로 한 선수들은 끝까지 웃었다. 마지막까지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그들의 투혼은 그 어느 때보다 눈부셨다. 비록 패배로 아쉽게 끝났지만, 그들은 끝까지 함께였다.

한국 여자 배구팀의 ‘라스트 댄스’가 아쉬움과 눈물, 감동 속에서 막을 내렸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0-3(18-25 15-25 15-25)으로 패해 4위에 그쳤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만에 4강에 올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동메달) 이후 45년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던 한국 여자배구의 도전이 또 한 번 세계의 높은 벽에 막혔다.

1세트에서 서브가 잘 들어가며 13-10으로 앞서는 등 기분좋게 출발한 한국은 세르비아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 공격수 티아나 보스코비치의 공격을 막지 못해 순식간에 5점을 뺏겨 13-15로 역전당했고, 그 흐름을 다시 가져오지 못하며 18-25로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일방적으로 밀렸다. 6-8까지는 잘 따라갔으나 역시 보스코비치의 공격을 막지 못했고, 상대 블로킹까지 이어지며 내리 7점을 헌납, 6-13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이후 차이가 더 벌어진 끝에 15-25로 2세트까지 내줬다.

3세트에서 한국은 마지막 투혼을 발휘했다. 초반 4-1까지 앞서며 세르비아를 압박했다. 그러나 이후 보스코비치의 공격이 다시 터지기 시작했고, 흔들린 한국이 범실까지 나오면서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15-25로 3세트마저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메달 도전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지만, 한국 여자배구는 이번 올림픽에서 연일 투혼의 스토리를 써내려가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김연경은 허벅지 핏줄이 터져가면서도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고, 김희진은 무릎이 온전치 않아 경기를 뛰고 치료하고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누구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던 조별리그를 3위로 당당하게 통과했고, 8강에서는 강호 터키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등 1980년대 후반 출생 선수들은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에는 30대 중후반의 나이가 돼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이번 올림픽은 그들이 펼친 ‘라스트 댄스’다. 그래도 우린 마이클 조던 ‘라스트 댄스’ 못지 않은, 아니 그보다 더 감동적인 드라마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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