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써내려간 15번째 ‘금빛 드라마’

최희진 기자

영국 사이클 스타 세라 스토리

영국의 세라 스토리가 지난 25일 도쿄 패럴림픽 사이클 여자 3000m(C5) 개인추발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국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즈오카 | AP연합뉴스

영국의 세라 스토리가 지난 25일 도쿄 패럴림픽 사이클 여자 3000m(C5) 개인추발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국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즈오카 | AP연합뉴스

왼손 없는 선천적 장애 안고 출생
수영 금메달 5개…사이클로 전향
“가족은 내게 가장 강력한 동기”
남은 경기서 역대 최다 금 도전

15개의 패럴림픽 금메달을 쓸어 담은 영국의 베테랑 사이클 스타 세라 스토리(44)에게도 코로나19 대유행 중에 치러야 하는 패럴림픽은 쉽지 않았다. 대중 앞에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지 않았던 스토리가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후 눈물을 보였다고 영국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스토리는 25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린 대회 사이클 여자 3000m(C5) 개인추발에서 3분27초057을 기록하고 개인 통산 15번째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3분30초 벽을 깨고자 했던 스토리는 개인 목표 달성과 함께 대회신기록 및 세계신기록을 동시 수립했다.

왼손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스토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수영 여자 100m 배영, 200m 개인 혼영 금메달을 거머쥐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까지 패럴림픽 수영에서 금메달 5개를 따냈다. 2005년 장애인 사이클로 종목을 변경한 스토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2관왕, 2012년 런던 4관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3관왕에 오르며 명성을 떨쳤다. 영국 사회는 스토리가 이룬 성취에 박수와 존경을 보냈다. 영국 왕실은 스토리에게 1998년 5등급, 2009년 4등급, 2013년 2등급 대영제국훈장을 각각 수여했다. 지난 30년간 스토리는 묵묵히, 끈질기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이런 성공 드라마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스토리에게도 코로나19 와중에 무관중으로 진행된 이번 도쿄 대회는 이전과 달랐다. 그는 텅 빈 경기장의 고요함에 “압도당했다”고 털어놨고, 우승을 함께 기뻐할 가족이 현장에 없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가족이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며 “가족은 내게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되는 사람들이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스토리는 일정표에 아들과 재회하는 날짜인 다음달 3일을 표시해뒀다. 그리고 그에 앞서 이달 31일과 다음달 2일 타임트라이얼, 로드레이스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스토리가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면 영국 역대 최다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이크 케니(수영·16개)를 넘어설 수 있다.

스토리는 “두 번의 경기가 더 남아 있다. 몸 관리 잘하면서, 내가 설정한 경계를 계속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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