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육상 패럴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카디나 콕스 “도전은 내가 사는 이유”

하경헌 기자

사이클 여자 500m 세계 신기록

내달 4일 ‘주종목’ 육상 400m

사이클·육상 패럴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카디나 콕스 “도전은 내가 사는 이유”
영국의 카디나 콕스가 지난 27일 도쿄 패럴림픽 사이클 여자 500m 타임트라이얼(C4-5)에 출전하고 있다(위 사진). 오른쪽 사진은 2016년 리우 패럴림픽 육상 여자 400m(T38)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는 장면.  카디나 콕스 트위터 캡처

영국의 카디나 콕스가 지난 27일 도쿄 패럴림픽 사이클 여자 500m 타임트라이얼(C4-5)에 출전하고 있다(위 사진). 오른쪽 사진은 2016년 리우 패럴림픽 육상 여자 400m(T38)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는 장면. 카디나 콕스 트위터 캡처

영국의 카디나 콕스(30)는 지난 27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사이클 여자 500m 타임트라이얼(C4-5)에서 34초81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는 캐나다의 케이트 오브라이언이 세운 35초830을 넘어선 세계신기록이었다. 이어진 28일 자코 반 개스, 조디 쿤디와 함께한 750m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콕스는 단순한 패럴림픽 2관왕이 아니다. 콕스는 웬만한 정신력으로 소화할 수 없는 패럴림픽 스포츠에서도 두 개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다. 사이클과 육상 두 가지 종목에서 모두 패럴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육상선수로 시작한 콕스에게 사이클은 비교적 생소한 종목이었다. 하지만 세계신기록과 2관왕을 통해 그는 또 하나의 인간승리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BBC 등 외신들은 콕스의 이야기를 대회 개막 전부터 비중 있게 보도했다. 콕스는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서 사이클과 육상 두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폐회식에서 영국의 기수로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하지만 리우 이후의 경력에 환희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몇 년 동안 그를 괴롭히던 무릎 부상과 싸워야 했고 지난해에는 뇌진탕으로 11주 동안 결장했으며, 섭식장애로 정상 훈련도 어려웠다.

어린 시절 육상선수로 성장했던 콕스는 2014년 5월 영국 러프버러에서의 대회를 마친 후 뇌졸중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회복하는 데 4개월이 걸렸지만 또 다른 뇌졸중이 의심돼 병원을 들락거려야 했다. 2015년 5월 그에게는 뇌, 척수, 시신경을 포함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뇌로부터 신체로 가는 신경자극의 전달이 방해되는 다발성 경화증 진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좌절은 없었다. 그는 바로 장애인 선수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다발성 경화증 진단이 나온 이후부터는 사이클에도 도전했다. 리우 대회의 금메달은 사이클을 시작한 지 18개월 만에 획득한 성과였다. 지난 5년 동안 콕스는 육상뿐 아니라 사이클 기량 향상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이는 이번 대회의 결과로 돌아왔다.

콕스는 이번 대회 사이클 개인전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내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나와 내 코치가 작업한 모든 걸 합친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며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였다. 너무 행복하다”는 감격적인 소감을 내놨다.

그러나 그는 온전히 쉬지 못한다. 이번에는 본래 주 종목이었던 육상선수로 돌아와 다음달 4일 결승전이 열리는 육상 여자 400m(T38)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콕스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BBC 인터뷰에서 “도쿄에서 내가 사랑하는 두 가지 일을 하면서 내가 가진 걸 세상에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패럴림픽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콕스의 도전은 그치지 않는다. 그는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와의 2019년 인터뷰에선 2022년 동계패럴림픽 도전의사도 밝혔다. 콕스는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에 참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나 자신을 밀어붙이는 도전이 내가 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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