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탈출한 라소울리…꿈의 무대서, 자유를 향한 ‘감동의 도약’읽음

도쿄패럴림픽공동취재단·하경헌 기자

멀리뛰기 종목 역사적 출전

아프가니스탄의 호사인 라소울리가 31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멀리뛰기 결선에서 점프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호사인 라소울리가 31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멀리뛰기 결선에서 점프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탈레반을 피해 천신만고 끝에 도쿄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의 패럴림픽 육상 대표 호사인 라소울리(24)가 감동의 도약에 성공했다.

라소울리는 31일 일본 도쿄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육상 남자 멀리뛰기 T47 결선에 출전해 꿈에 그리던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T47은 트랙경기의 약자 ‘T’와 상체의 장애가 있는 정도 ‘47’을 합친 종목이다.

1차 시기에서 4.37m를 뛴 라소울리는 2차 때 4.21m로 기록이 줄었지만 다시 3차에서 힘을 내 4.46m를 뛰었다. 3차 4.46m는 개인 최고기록이 됐다.

라소울리가 세계무대에서 멀리뛰기에 도전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에 정상권과 간극을 줄이기에 버거웠던 라소울리는 13명의 출전선수 중 1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는 행복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초 라소울리는 100m 대표선수로 출전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수도 카불의 공항에 탈출인파가 몰려들면서 그의 출국은 비관적으로 보였다.

출전이 무산될 뻔했던 그의 도쿄행은 호주 등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카불을 탈출해 프랑스 파리에 머물렀던 라소울리는 태권도 여자부에 나서는 자키아 쿠다다디와 함께 지난 28일 도쿄에 입성했다. 의무격리기간을 마친 31일 라소울리는 일정상 100m 출전이 어려워지자 멀리뛰기로 종목을 바꿨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서는 그에게 400m 출전을 권유했지만 그는 “100m 스프린터에게 400m는 무리”라며 멀리뛰기 출전으로 선회했다.

IPC에서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에 대한 정신건강 보호차원에서 언론접근을 차단해 그의 자세한 소감은 외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도쿄의 트랙 위를 훨훨 나는 그의 자유로운 몸짓은 꿈을 이룬 한 인간의 환희를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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