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미 의혹·고의 충돌 논란…궤도 잃은 한국 쇼트트랙

이용균 기자

전통적 효자종목 명성에 흠집

외부 악조건에 내부 갈등까지

올림픽 코앞인데 상처 깊어져

쇼트트랙은 한국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종목이다. 1988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딴 데 이어 대회 때마다 3~10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이 1988년 이후 9번의 동계 올림픽에서 딴 메달은 무려 50개나 된다. 금메달이 26개, 은메달이 13개, 동메달이 11개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둔 가운데 오랜 메달밭 쇼트트랙의 전망은 밝지 않다. 라이벌 국가인 중국이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대회를 준비한다. 지난해에는 한국 출신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안현수) 기술코치를 선임해 대표팀을 집중 견제한다.

외부 악조건에 내부 갈등이 점점 더 커지는 것도 어려움을 더한다. 오랫동안의 분열로 갈라진 상처가 봉합되기는커녕 더욱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짬짜미 프레임’에 여전히 갇혀 있는 데다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욱 꼬였다. 메달 획득을 위해 전략을 짜면 ‘짬짜미’로 의심받고, 자유경쟁에 맡기면 ‘고의 충돌 의심’이 선수들을 위축시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재범 전 코치가 최근 ‘카톡’을 공개하면서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졌다. ‘카톡’ 내용에 따르면 심석희와 최민정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2018 평창 올림픽 여자 1000m에서 충돌 역시 고의성이 있다는 의혹이다. 최민정의 소속사 올댓 스포츠의 구동회 대표는 ‘범죄행위, 매국행위’ 등의 용어를 써가며 진상파악을 요구했고 “같은 공간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와 부담”이라고 밝혔다. 심석희는 결국 선수촌을 떠나는 ‘분리 조치’를 당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7일 고의 충돌 관련 조사위원회를 연다.

여기에 더해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여자 1500m 결승선을 앞두고 1위를 다투다 김지유가 안쪽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최민정과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쇼트트랙은 몸싸움이 일상인 종목임에도, 국내 선수끼리의 충돌은 의혹의 시선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최민정은 이어 열린 경기에서도 이탈리아 선수와 충돌했고 무릎 부상을 당해 조기 귀국했다.

한 빙상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이 나란히 달린다고 하자. 결승선 앞에서 추월 시도를 하지 않으면 짬짜미, 추월 시도를 하다 부딪치면 고의 충돌 시선을 받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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