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생활보조원으로 동행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
종합 4위 목표 한국 ‘열전’ 시작
휠체어에 앉은 아들은 “진짜 매 경기가 결승전이 돼버렸다. 정확성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생활보조원으로 함께하는 엄마는 “대진표를 받고 ‘헉’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아들은 후회 없는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최연소 보치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서민규(18·안산 명혜학교)는 초반부터 세계적인 강호를 만나 힘겨운 싸움을 예상하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았다.
서민규는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체육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23일 개인전 예선 두 경기를 치르는데 상대가 모두 세계 최강”이라며 “최소 한 경기는 이겨야 8강에 갈 수 있다. 정말 두 경기 모두 결승전처럼 임하겠다”고 말했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등 운동기능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종목으로, 겨울 스포츠 컬링과 비슷하다. 12.5m×6m 크기 바닥에 던져진 흰색 표적구에 조금 더 가까이 던진 자신의 공이 많을수록 점수를 더 받는 식이다. 직접 손으로 공을 던질 수도 있고, 홈통과 같은 경기용 기구를 사용할 수 있다. 서민규는 BC2 등급으로 파트너 없이 직접 공을 던진다.
이번 대회 예선 상대는 사에감파 워라우트(31·태국), 얀쯔창(36·중국)이다. 워라우트는 리우·도쿄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얀쯔창은 런던·리우 패럴림픽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땄다. 이번이 첫 번째 종합대회 출전인 ‘국제대회 새내기’로서는 버거운 상대다.
서민규는 “어차피 만날 상대인데 조금 일찍 만났다고 보면 된다”며 “힘은 내가 약간 밀려도 정확도에서는 젊은 내가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엄마 김은희씨는 워라우트-얀쯔창 예선전을 직접 촬영했다. 김씨는 “이틀 동안 영상을 보면서 철저하게 분석하겠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서민규 예상 순위는 4강이다. 서민규는 “공이 어디로 튈지 몰라 모든 승부는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보치아 공 무게는 275g 정도로 서로 부딪치면 쉽게 흩어진다.
서민규는 보치아를 초등학교 1학년 때 특수반 교사 권유로 접했다. 9세 때 처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참가했고, 초등 5학년 때부터는 성인 대회에 나갔다. 서민규는 올해 보치아 국가대표로서는 최연소로 발탁됐다. 서민규는 “보치아를 하며 넓은 세상에서 많은 사람과 만나면서 관계를 넓혀가며 살고 있다”며 “운동선수로서의 삶이 즐겁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22일 화려한 개회식을 시작으로 28일까지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는 22개 종목 616개 메달 이벤트가 펼쳐지며, 44개국에서 선수 약 3700명이 출전한다. 한국은 21개 종목에 걸쳐 345명(선수 208명, 임원 137명) 선수단을 파견, 종합 4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