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탁구 등 예상보다 부진
사이클 3관왕, 태권도 초대 챔피언
한국 선수단 평균연령 39.1세
육상·배드민턴만 세대교체 성과
장애인 생활체육 저변 확대 필요
금메달 30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40개로 중국, 이란, 일본에 이은 종합 4위.
한국 선수단이 지난 28일 끝난 2022 항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거둔 성적표다.
2018 인도네시아대회 성적(종합 2위·금 53, 은 45, 동 46)보다 순위와 금메달 숫자에서 떨어졌다. 종합 순위는 4위 목표치에 이르렀지만 금메달 숫자는 기대치(39개)를 크게 밑돌았다.
시각장애인 사이클 김정빈은 경기 파트너 윤중헌(이상 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과 3관왕을 합작했다. 탁구에서도 서수연(광주광역시청)이 금메달 3개를 땄다. 2관왕도 네 명 나왔다. 론볼은 남자 단식 금메달 2개와 여자 단식, 혼합복식까지 총 4개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는 주정훈(스포츠등급 K44·SK에코플랜트)이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역시 처음 생긴 바둑에서도 김동한(명지대학교바둑학과)이 2관왕을 달성했다.
‘세계 최강’ 보치아는 혼성 페어와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다. 탁구도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9개)을 땄지만 당초 예상을 절반가량 밑돌았다. 론볼 금메달 예상치도 7개였지만 실제로는 3개가 적었다.
중국이 금메달 214개, 은메달 167개, 동메달 140개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2위 이란(금 44, 은 46, 동 41)부터 8위 우즈베키스탄(금 25, 은 24, 동 30)까지 기량이 평준화됐다는 평가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올해부터 경기력이 우수한 선수를 선발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번 대회 우수 선수 참가자는 54명이다. 이 가운데 80%인 43명이 메달(금메달 17개)을 목에 걸었다. 기초종목 육성사업 대상 선수들도 잘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 대상자인 배드민턴 유수영(은 1, 동 1)과 정겨울(동 1), 태권도 김원선(동 1)은 2024 파리 및 2028 LA패럴림픽 전망을 밝혔다. 기초종목 육성사업 종목인 육상(38.04세→31.18세), 배드민턴(41.15세→36.71세), 수영(23.26세→23.68세)은 지난 대회와 비교해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기초종목, 구기종목 세대교체와 국제경쟁력 강화는 숙제다. 육상에서는 금 1, 은 3, 동 2개밖에 따지 못했다. 수영에서 나온 메달도 금 1, 은 6, 동 2개뿐이다. 남자 좌식배구 대표팀 평균연령이 45세에 이르는 등 한국 선수단 전체 평균연령은 39.1세로 5년 전(38.5세)보다 올랐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실업팀 창단, 선수 발굴, 리그제 시행도 강화할 것이다. 국내 선수층이 얇은 만큼 동·하계 종목 병행 또는 전환도 적극 권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철 총감독 역시 “2021년 기준 장애 학생이 10만명 정도인데 선수로 뛸 만한 학생들은 1만명 정도다. 학생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애인 생활체육 저변 확대도 중점 과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0 장애인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장애인 10명 중 8명은 후천적 질환이나 사고를 얻은 ‘후천적 장애인’이다. 본인 역시 사고로 장애를 얻은 김진혁 한국선수단장은 “내가 입원한 동안 체육 활동을 권고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지금도 방 안에 누워만 있는 장애인들을 생활체육현장으로 불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완 회장은 “생활체육을 통해 참여했다가 소질을 발굴하고 전문 선수가 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보급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확충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