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난민 선수 메달리스트’ 탄생

김세훈 기자
신디 은감바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75㎏급 8강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확보한 뒤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답례하고 있다. EPA

신디 은감바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75㎏급 8강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확보한 뒤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답례하고 있다. EPA

파리 올림픽에서 올림픽 난민팀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따낸 선수가 나왔다.

카메룬 출신 신디 은감바(25)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자 복싱 75㎏급 8강전에서 다비나 미첼(프랑스)을 5-0 판정승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이 없어 준결승에 오르면 최소 동메달을 확보한다.

AP통신은 “은감바가 올림픽 역사상 난민 선수로서 처음으로 메달을 따내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며 “전 세계 난민들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난민 올림픽팀에 희망을 선사했다”고 전했다. 은감바는 “난민으로서 메달을 딴 첫 번째 선수가 된 게 큰 의미”라며 “세계 모든 난민들에게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을 믿으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감바는 파리올림픽 난민팀 37명 중 한명으로 파리올림픽 난민팀 기수도 맡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난민팀을 운영하고 있다. AP통신은 “이주민이 급증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강제 이주된 사람들이 1억 명에 이른다”며 “난민 올림픽팀은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거의 네 배로 규모가 커졌다”고 전했다.

은감바는 11세에 영국으로 이주했고 2021년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다. 은감바는 동성애자인데 카메룬에서 동성애가 불법이라 돌아갈 수도 없었다. 은감바는 “영국으로 처음 이주했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영어를 못해 내성적으로 변했다”며 “우연한 기회에 복싱을 시작한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필리포 그란디 고등판무관은 지난주 AP와의 인터뷰에서 “이 팀은 전 세계 난민과 이주민 공동체를 위한 포용, 평등, 성취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그란디 고등판무관은 “은감바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며 “이제 금메달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했다.

은감바는 35세 베테랑 아테이나 빌론(파마나)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빌론은 이번이 올림픽 세번째 출전인데 빌론 역시 파리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메달을 따냈다. 은감바는 “전 세계 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 전하고 싶다”며 “다음 라운드에서는 내 임무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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