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은 ‘양궁계 메시’…난 도전자 음바페”

파리 | 황민국 기자

양궁 남자 개인전 동 이우석

“김우진은 ‘양궁계 메시’…난 도전자 음바페”

준결승전 ‘슛오프’ 석패에도
존경과 함께 경쟁심 드러내

간절히 바랐던 금메달 대신 동메달을 목에 건 이우석(27·코오롱·사진)은 눈물 대신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상대가 양궁의 고트(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라 불릴 만한 김우진(32·청주시청)이기 때문이다.

이우석은 4일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이 끝난 뒤 “사실 동메달 결정전은 긴장이 전혀 안 됐다. 마지막에 10점을 쏴야 하는 순간이 아마 3번(실제로는 2번)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화살을 쏠 때마다 10점을 쏠 자신이 있었다”며 웃었다.

이날 이우석은 이번 대회 양궁 남자 3관왕에 오른 김우진과 4강에서 만나 슛오프 접전 끝에 5-6으로 졌다. 김우진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이)우석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으려 금메달을 꼭 따려 했다.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우석은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끌어내며 경기를 치렀기에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마음이었다. 위대한 선수와 맞붙었고, 슛오프까지 갔다. 원망은 없다”면서 “(김)우진 선수가 그렇게 말씀해준 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우석은 이번 대회에서 양궁의 역사를 새롭게 쓴 김우진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뛰어넘고 싶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김우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이자 최초의 남자 3관왕에 올랐다. 유독 인연이 없었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로 그랜드슬램도 완성했다.

이우석은 “김우진 선수가 지나가면서 ‘나 이제 고트라고 불려도 되겠지?’라고 말하길래 ‘그럼 제가 그걸 뛰어넘어 볼게요’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대회 3관왕, 역대 5번째 금메달을 딴 김우진은 시상식 뒤 은메달을 딴 미국의 베테랑 브레이디 엘리슨(36)과 자신을 축구의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빗댔다. 이우석은 “두 사람이 메시고 호날두면, 난 음바페가 되겠다”면서 “김우진 선수는 당연히 메시다. (양궁의) 메시로 불릴 만하다”고 말했다.

양궁의 음바페는 이제 메시가 쌓은 업적을 무너뜨리는 그날을 향해 구슬땀을 흘린다. 당장 9월 시작되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지켜야 한다. 이우석은 “힘들게 올라왔기에 이 자리에 안주하지 않겠다.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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