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래 선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동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리셨는데, 어떤 의미의 눈물이었는지 궁금하고요. 또, 이번 올림픽이 본인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 것 같은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3등이라는 걸 알았을 때, 눈물이 나왔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정말 뜻깊은 메달이고, 무조건 해야 되겠다는 각오로 이번 경기를 했기 때문에, 3등이라는 걸 확신하진 않았지만 (웃음) 메달을 쟁취했습니다.”
북한 다이빙 선수 김미래(23)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 결승에서 1~5차 시기 합계 372.10점을 얻어 중국의 취안훙찬(1위)과 천위시(2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앞서 조진미와 짝을 이뤄 출전한 여자 싱크로 10m 플랫폼에서 2위를 한 김미래는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미래는 이날 5차 시기 연기를 마친 뒤 전광판에 뜬 점수를 확인하곤 코치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먼저 경기를 끝낸 케일리 매카이(364.50점·캐나다)를 7.6점 차로 밀어내고 순위표 세 번째 자리로 올라갔다. 마지막 연기를 준비 중인 선수가 더 있었지만, 메달을 직감한 그는 눈물을 보였다.
김미래는 경기 뒤 한국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그래도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선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 답변을 하다가 질문을 잊으면 기자에게 다시 물어보기도 했다.눈물의 의미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는 2017 부다페스트, 2024 도하 세계선수권 싱크로 10m 플랫폼에선 이번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개인전에선 모두 4위를 기록했다. 김미래는 늘 눈 앞에서 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털어냈다.
“10m 개인전에서 등수 먹긴 이번이 처음입니다. 큰 경기 나와서 지금껏 4위만 했는데 처음 3위를 해서 대단히 기쁩니다. 비록 3등이지만, 제게 힘이 되어준 조국의 고마운 분들께 이 메달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미래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차분하게 답변했다. 말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듯했다.
“우리는 팀을 위해, 국가를 위해 뜁니다. 자신을 위해 뛰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무뚝뚝한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새어 나오는 미소까지 숨길 순 없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 다이빙 사상 첫 올림픽 메달(싱크로 10m)을 획득했고, 개인 종목에서도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저의 기억 속이 아니라 조국의 기억 속에,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그마하게라도 남아있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국적을 가리고 보니 자신이 딴 메달을 목에 걸고 행복해하는 한 명의 올림피언이 눈앞에 앉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