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육상 국가대표 레이븐 손더스(28)는 파리올림픽에서 투포환 종목에 출전하면서 독특한 얼굴 마스크를 착용했다. 얼굴을 다치지도 않았고 코로나에 걸린 것도 아니었다. 그가 왜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린 것일까.
미국 매체 타임즈는 8일 “손더스는 몇해 전 코로나 초기에는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썼다”며 “그는 마스크가 외부 방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경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을 깨달고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더스는 이날 파리올림픽 예선에서 얼굴 전체를 덮는 두꺼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출전했다. 타임즈는 “녹색, 보라색으로 염색한 머리, 오렌지색 선글라스, 검은색 마스크, 금으로 덮은 이빨 등을 사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며 “손더스는 미국대표팀 색깔로 손톱을 칠한 모습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손더스는 파리올림픽 예선을 끝낸 뒤 “내 의상이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며 “다른 여성들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더 돋보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더스는 투포환 준결승에서 18m62, 전체 7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손더스는 도쿄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손더스는 자신의 스타일이 만화책 캐릭터 헐크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헐크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물리학 교수 브루스 배너가 화가 날 때마다 거대한 초록색 괴물로 변신하는 캐릭터다. 스토리 중심 주제는 분노를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손더스는 “헐크처럼 적절하게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웠고 정신적 평화를 찾았다”며 “경쟁 모드로 전환할 때 내면의 힘을 극대화하는 데 마스크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더스는 “이게 나의 완전한 모습”이라며 “사람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상기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