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5종의 역사’ 쓴 전웅태 “파리에선 날 위협할 후배들과 윈윈의 레이스를”읽음

김하진 기자
‘한국 근대5종의 역사’ 쓴 전웅태 “파리에선 날 위협할 후배들과 윈윈의 레이스를”
‘한국 근대5종의 역사’ 쓴 전웅태 “파리에선 날 위협할 후배들과 윈윈의 레이스를”
‘한국 근대5종의 역사’ 쓴 전웅태 “파리에선 날 위협할 후배들과 윈윈의 레이스를”

종목 자체도 생소했던 초등 시절
운명 같은 끌림에 부모님 졸라
악으로, 깡으로 하다보니 이 자리

2020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리고 약 3주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근대5종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는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웅태는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이런저런 방송에 출연 중인 그는 지난 30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끝나고 하루를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9월 중순까지 스케줄이 계속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전웅태를 흐뭇하게 하는 건 근대5종 선수로서 이름이 알려진 점이다. 유럽에서 태동한 종목의 특성상 한국은 근대5종의 불모지였다. 그는 “나를 아시는 분들은 근대5종이 어떤 종목인지 알고 오더라. ‘전웅태 선수 경기 보면서 알았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는데 그 고민이 해결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털어내기도 했던 전웅태는 올림픽이 끝나고 말 그대로 ‘금의환향’했다. 당시 전웅태는 메달 획득 의지를 다졌고 그 말을 현실로 일궈냈다. 그는 “다시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할 때는 설렜다”며 “내가 금메달을 땄더라면 이런 마음가짐이 아니었을 것 같다. 난 아직 더 해야 할 운동이 있고, 남은 목표가 있고 해야 할 게 더 많다”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돌이켜보면 근대5종을 택한 건 ‘운명’이었다. 강신초등학교 6학년 때 ‘근대5종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14년 전으로 근대5종이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한 시기였지만 전웅태는 자신도 알 수 없는 끌림에 부모님을 졸라 시작했다. 그는 “지금도 왜 아무것도 모르고 했을까 싶은데 운명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신다”고 했다.

서울 체육중학교-서울 체육고등학교-한국체육대학교를 거치면서 선수로서 입지를 다진 그는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인물이 되기 위해 달려왔다. 개인적 욕심보다는 근대5종이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끝난 후 섭외 요청을 대부분 수락한 것도 “이럴 때 웅태, 네가 알려야 한다”는 주변의 당부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료들 출연 조건으로 방송 출연
내가 가는 길, 최초고 역사란 말
새 목표 향해 달리게 하는 힘

대신 자신의 단독 출연이 아닌 근대5종 동료들과 함께하게 해달라는 조건을 내건다. 그는 “메달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딴 게 아니다. 나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들도 많다. 같이 함께 애써왔던 선수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자신을 보면서 ‘제2의 전웅태’가 나오기를 바란다. 전웅태는 “근대5종은 5개의 종목을 하기 때문에 재능으로만 할 수가 없다. 무조건 노력이 따라야 하는 종목이다. 악으로, 깡으로 하다보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한국 근대5종의 수준이 세계에서도 최고의 수준까지 올라갔다. 더 조명되다보면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며 적극 홍보했다.

향후 후배들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졌다. 전웅태는 “선배들은 물론 내 또래들은 근대5종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훈련을 했다. 이제는 많이 알려졌으니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더 좋은 경기력도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자신을 위협할 후배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전웅태는 “나를 긴장하게 하는 선수들이 있어야 나도 더 올라갈 수 있다.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윈윈하면서 레이스를 펼치는 그림을 원한다”고 했다.

그날을 위해 전웅태는 다시 달리려고 한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내가 가는 길이 최초고, 역사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자긍심을 갖고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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