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초선 도의원 ‘삼고초려’···백종원을 움직였다읽음

이삭 기자

쇠락한 전통시장 살리기

도의회·더본 코리아 합심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 입구 모습. 1970년대 옛 청주역 인근에 조성된 이곳은 한때 청주의 중심상권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대형마트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락했다. 충북도의회 제공. 사진 크게보기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 입구 모습. 1970년대 옛 청주역 인근에 조성된 이곳은 한때 청주의 중심상권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대형마트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락했다. 충북도의회 제공.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은 1970년대 초 조성됐다. 2개 주상복합 아파트 사이에 마련된 상점가로 청주시청과 성안길, 상당공원이 가까이 있어 한때 중심상권으로 불렸지만 이젠 다 옛날 얘기다.

도시 외곽에 아파트가 생기고 대형마트가 하나둘 들어설 때마다 중앙시장의 빈 점포도 늘어난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건물도 낡아 들어오려는 사람들도 없다.

인근 사무실에서 일하는 이모씨(39)는 “중앙시장은 시장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아졌다”며 “빈 점포도 많고 분위기도 어두워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 내부 빈 점포 모습. 1970년대 옛 청주역 인근에 조성된 이 곳은 한때 청주의 중심상권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대형마트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락했다. 충북도의회 제공.

충북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 내부 빈 점포 모습. 1970년대 옛 청주역 인근에 조성된 이 곳은 한때 청주의 중심상권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대형마트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락했다. 충북도의회 제공.

이 곳에서 1㎞정도 떨어진 서문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주시는 서문시장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2012년 340m 길이의 삼겹살 골목을 조성했다. 2014년에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도 다녀가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즐길거리가 없어서다. 삼겹살 거리 조성 당시 17곳이나 됐던 삼겹살 식당은 현재 10여곳으로 줄어들었다.

두 시장을 포함해 쇠락한 충북지역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충북도의회와 더본 코리아가 함께 한다. 더본 코리아는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인 백종원이 대표다.

충북 청주시 서문시장에 위치한 삼겹살 거리 입구 모습. 2012년 조성된 삼겹살 거리는 한때 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즐길거리가 없어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청주시 제공. 사진 크게보기

충북 청주시 서문시장에 위치한 삼겹살 거리 입구 모습. 2012년 조성된 삼겹살 거리는 한때 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즐길거리가 없어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청주시 제공.

22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다음달 더본 코리아 관계자가 도의회를 찾는다. 이 관계자는 중앙시장과 서문시장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백 대표도 조만간 충북도의회를 찾아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의회와 백종원 대표와의 만남이 성사된 것은 두 초선 도의원의 끈질긴 구애 덕분이다. 주인공은 국민의힘 소속 최정훈·이태훈 의원이다. 이들은 충북도의회에서 83㎞, 차로 1시간30분 떨어져 있는 예산군 예산시장을 세 번이나 찾아 백 대표를 만났다.

백 대표는 이 곳에서 예산군과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예산군은 백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예산시장의 상가를 사들여 새로 단장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투자금은 더본 코리아가 부담한다. 지난 9일 시장 내 점포 중 5곳이 닭바베큐, 파기름 국수, 잔치국수, 꽈리고추 닭볶음탕, 부속 고기 등을 파는 음식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개업 일주일 만에 방문객이 1만여명을 돌파했다.

백 대표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다는 소식을 들은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무작정 예산을 찾았지만 그를 만나는 데 실패했다. 이후 개업식이 열렸던 지난 9일 이 의원과 함께 예산을 찾았고, 더본 코리아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두 의원과 백 대표와의 만남은 세 번째 예산 방문인 15일에야 성사됐다.

최 의원은 “더본 코리아 한 실무진이 ‘지방의원이 직접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 적은 처음’이란 말을 했다”며 “15일 오전 9시쯤 예산시장에 도착했는데 백 대표가 먼저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백 대표에게 쇠락한 중앙시장과 회생하지 못하고 있는 삼겹살거리 등 충북지역 전통시장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고, 백 대표는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충북지역 원도심과 전통시장이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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