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절 맞아 연설…네거티브 공세로 노동자 표심 잡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 노동절인 7일(현지시간) 노동자 표심을 공략하며 상대방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멍청하다”고 원색 비난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들은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대선 레이스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백악관에서 열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멍청하다”고 비판했다. 평소 ‘졸린 조’라고 조롱한 것에 비해 비난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그는 “수십년 동안 중국을 상대하면서 수십억달러를 잃어왔다. 조 바이든은 그들의 노리개가 돼왔다”면서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이 이 나라를 소유하게 되기 때문에 중국이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이 바이든의 당선을 위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자극하고 있다’는 취지의 칼럼을 트위터에 공유하기도 했다. 또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끊겠다”며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디커플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디커플링은 긴밀하게 연결됐던 다른 나라와 경제 고리를 끊는, 탈동조화 현상을 일컫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에 대해선 “의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사람이자 내가 보기에는 무능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CNN은 과거 재선 도전에 나서는 대통령들은 대부분 선거를 두 달 앞둔 노동절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에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 있는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본부를 방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 방문 당시 미군 참전용사 묘지 참배를 거부하며 그들을 ‘패배자’ ‘호구’로 불렀다는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지난 3일 보도와 관련해 “군에 복무한 누구도 패배자가 아니다. 만약 군인을 그런 식으로 부른다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계층에 직접 영향을 미칠 일자리나 노조에 관심이 없다”면서 “나는 역대 최강의 친노동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해리스 상원의원도 경합주이자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관에게 7발의 총격을 받고 쓰러진 위스콘신주를 각각 방문했다. 펜스 부통령은 위스콘신주 서부의 라 크로스에 있는 전력협동조합을 방문해 “이 나라 모든 도시에서 ‘법과 질서’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해리스 상원의원은 블레이크 가족과 면담을 하고, 면담 중 블레이크와 통화했다.
뉴욕타임스는 펜스 부통령은 역사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위스콘신에서 공화당이 정치적 뿌리를 내리기를 바라지만, 해리스 상원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빼앗긴 지역에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대선에서 이 지역을 차지했다. 하지만 4년 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1.2%포인트 차이로 이곳에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