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간판 앵커 쿠오모, 결국 퇴출…“뉴욕 주지사 형의 성추행 수습 개입”

박하얀 기자

검찰 수사서 언론 인맥 활용 정황 드러나 ‘무기한 정직’

CNN 간판 앵커 쿠오모, 결국 퇴출…“뉴욕 주지사 형의 성추행 수습 개입”

미국 CNN방송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왼쪽 사진)가 무기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오른쪽)의 성추문을 수습하는 데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CNN 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크리스에게 추후 평가가 나올 때까지 무기한으로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크리스는 오후 9시에 진행해 온 프로그램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떠나게 됐다. 대신 앤더슨 쿠퍼 앵커가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다.

CNN은 그간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크리스가 형인 앤드루의 성추행 사건 수습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뉴욕주 검찰의 수사자료가 공개되자 결국 퇴출을 결정했다.

CNN 대변인은 “크리스가 처한 특별한 위치를 인식했고, 그가 가족을 최우선으로 하고 일은 그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이해했다”며 “하지만 문서에 따르면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그가 더 많이 연루돼 있다”고 말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지난달 29일 크리스가 형의 성추행 사건을 수습하는 데 적극 개입한 사실을 보여주는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크리스가 당시 형의 수석보좌관이었던 멜리사 드로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그가 형의 사건 대응을 돕기 위해 자신의 언론 인맥을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그는 형의 성추행 사건이 지난 3월 보도되자 의혹을 부인하는 형의 입장문을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는 조사에서 형의 성추행 사건을 보도한 기자의 정보를 더 많이 알려고 시도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위는 “관행이었다”며 “기자가 다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완전히 일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는 지난 8월 형이 주지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뉴스 진행을 맡아왔다.

그는 당시 CNN 시청자들에게 자신은 “고문이 아니라 형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형의 측근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언론에 형의 상황과 관련해 전화를 걸지 않았고, CNN이 내 가족에 대해 보도하는 내용에 영향을 주거나 통제하려고 시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쿠오모 전 주지사의 비서였던 샬럿 베넷은 지난 2월 쿠오모 주지사를 성희롱 혐의로 고소하면서 CNN에 크리스에 대해 즉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베넷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크리스 쿠오모를 해고하지 않는 것은 도덕과 근간이 모두 결여된 네트워크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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