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손소독제 등 ‘코로나 특수’ 시들···빠르게 일상 회복하는 미국읽음

노정연 기자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 참석한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 참석한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해제되며 사람들의 소비 습관이 코로나 발생 이전으로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행과 야외활동, 실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손소독제와 실내용 자전거 등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제품들은 판매량이 줄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교통안전청이 4월17일부터 23일까지 집계한 하루 평균 비행기 이용객은 200만명을 넘어서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월 평균(약 240만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기업 라이브네이션은 지난 2월 콘서트 티켓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했으며 콘서트 기획은 30% 늘었다고 밝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매장의 25%가 문을 닫은 미국의 체육관 체인 플래닛피트니스의 회원수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 정부 대출에 의존했던 항공사, 식당, 어린이집 등은 방역조치 해제 이후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다. WSJ는 “미국인들이 유행병 이전의 습관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며 “콘서트장과 체육관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출근과 지인과의 만남 등 외출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탈취제, 치아 미백제, 면도기 및 화장품에 대한 지출도 늘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회원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만명 감소했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회원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만명 감소했다. AFP연합뉴스.

반면 팬데믹 기간동안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코로나 스타’로 떠오른 넷플릭스, 손소독제, 홈트레이닝 기구, 배달업 등은 침체기를 마주하고 있다.

야외활동 위축과 ‘집콕’ 유행으로 급성장한 넷플릭스는 최근 서비스 시작 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회원수가 감소했다. WSJ는 “넷플릭스는 이제 라이브 이벤트와 외식, 어린이 생일 파티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분기동안 200만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추가로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세제 전문회사 클로락스는 팬데믹 발생 첫 해 종이 타월, 화장지, 청소용 물티슈, 세정제 등 미국인들의 가정 용품 구매량이 기록적으로 늘며 매출이 20%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과 근무를 줄이고 코로나 기간 동안 맺은 공급 계약들을 종료하며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RI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손 소독제 판매는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린다 랜들 클로락스 최고경영자(CEO)는 “청소 용품 수요는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올 2분기 매출은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내 운동기구 업체 펠로톤은 코로나 진정세와 함께 실적이 악화되며 예측 수익과 상품 가격을 낮췄다. 펠로톤 홈페이지 갈무리.

실내 운동기구 업체 펠로톤은 코로나 진정세와 함께 실적이 악화되며 예측 수익과 상품 가격을 낮췄다. 펠로톤 홈페이지 갈무리.

가정용 운동기구 판매회사와 배달업계도 실적 악화와 함께 예측 수익을 낮추며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고 있다.

실내 운동기구 업체 펠로톤은 지난해 4분기 4억3900만 달러(약 5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힌 뒤 올해 매출 전망치를 낮췄다.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집에서 운동하던 ‘홈트족’이 다시 문을 연 스포츠센터로 몰려갔기 때문이다. 펠로톤은 이와 함께 실내용 자전거 바이크 모델은 1495달러에서 1195달러로, 트레드머신은 2495달러에서 2345달러로 가격을 인하했다.

미국의 식료품 배달앱 업체 인스타카트는 배달시장 경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지난 3월 자사 기업가치를 기존 390억달러(49조3800만원)에서 240억달러(30조3900만원)로 낮췄다.

셀린 말콕 오하이오주립대 마케팅학교 부교수는 “3월부터 미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구매 패턴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코로나에 대한 뉴스 보도가 줄어들고 학교에서 마스크 의무를 중단하기로 한 결정이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식료품 배달, 원격 회의와 같은 편리한 습관은 팬데믹 이후에도 강도는 낮지만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람들의 일상에 더 많은 작업을 추가하는 위생 및 안전과 관련된 습관은 사라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WSJ는 미국인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9·11테러 이후에도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며 “사람들이 2년 동안 파괴적인 전염병 대유행으로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찾기 위해 더욱 빠른 속도로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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