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바이든의 역설…치적 쌓일수록 커지는 ‘재선 불가론’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인플레 감축법·총기규제법 등 입법…외교·안보서도 성과

여론 반전 토대 쌓았지만 2024년 대선 불출마 여론도 확대

최대 걸림돌은 나이·건강…뉴욕타임스 “젊은피에 양보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수해를 입은 켄터키 지역을 둘러본 후 헬기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렉싱턴 |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수해를 입은 켄터키 지역을 둘러본 후 헬기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렉싱턴 |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저조한 국정운영 지지율을 반등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기후변화 대응, 건강보험 강화 등 자신의 주요 정책을 뒷받침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천신만고 끝에 상원 문턱을 통과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진영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79세로 고령인 그가 다음 대선에서 나이의 벽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코로나19 감염과 재확진으로 2주 이상 관저에 격리된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랜만에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켄터키주를 방문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전날 상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 “중간선거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고양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거둔 성과를 재조명하면서 역사적으로 ‘여당의 무덤’이라는 소리를 듣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하고 있다. 코로나19 경기부양안, 인프라법, 반도체육성법, 총기규제법 등의 입법 성과,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 임명,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확장, 9·11 테러 기획자 아이만 알자와히리 제거 등 외교·안보 성과가 거론된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미국 내 휘발유값도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이 주목을 받는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그의 다음 대선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뉴욕타임스의 저명 칼럼니스트인 모린 다우드는 지난 6일자 칼럼에서 “당신이 퇴장하는 시기가 역사책에서 당신의 자리를 결정한다”면서 성과와 업적을 인정받는 지금이 재출마 의지를 다지기보다 포기를 선언할 때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민주당의 젊은 피들이 2024년 대선을 위해 뛸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할 때라는 것이다.

다우드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연방대법관 사례를 인용하기도 했다. 긴즈버그 전 대법관은 여성과 약자를 위한 진보적인 판결로 존경을 받았다. 하지만 고령의 나이와 병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용퇴 요구를 거부하고 자리를 지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별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법원이 보수 절대 우위 구도가 되도록 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2020년 대선 당시 대선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방송인 크리스 월러스 역시 다우드의 의견에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CNN방송과의 대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거둔 성과가 그의 2024년 대선 전망을 밝게 해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CNN이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성향 유권자의 약 75%가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이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답변한 사실을 거론했다.

월러스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유권자들이 “당신의 헌신에 감사합니다. 이제 은퇴 생활을 즐기세요”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가 확실하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그의 나이와 직무 능력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942년 11월생으로 현재 79세이며, 만약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82세에 집권 2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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