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세했던 ‘텃밭’ 메릴랜드 다시 찾아
공화당 후보에 “선거 부정론자” 저격
“내 이름은 조 바이든이고, 나는 질 바이든의 남편이다.”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자 유세 현장을 가득 메운 청중 1700여명이 함성을 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운동을 마무리하는 이날, 지난 8월말 처음 선거 지원 행보에 나섰던 메릴랜드를 다시 찾았다. 메릴랜드 프린스조지카운티의 보위주립대학에서 열린 웨스 무어 민주당 주지사 후보 지원 유세에 참석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25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서 중간선거 지원 운동을 시작했다.
무어 후보의 연설이 끝난 후 무대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며 공화당을 직격했다. 그는 무어 후보의 경쟁자인 댄 콕스 공화당 후보를 “선거 부정론자”라고 칭한 뒤 “(공화당원들은) 투표 권리를 부정할 뿐 아니라 여러분의 표를 셀 권리조차 부정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선거에서) 이길 때만 나라를 사랑할 수는 없다”며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300여명도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투표 용지에 올라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뼛속까지 느끼고 있다”며 “이제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순간이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는 지지율이 저조한 남편을 대신해 경합주를 홀로 방문하며 종횡무진했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먼저 발언한 바이든 여사는 특히 여성 유권자들을 향해 “이번 선거는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너무 중요하다. 아직까지 투표하지 않았다면 투표하기를 내일 ‘할 일 목록’의 맨처음에 올려달라”고 호소했다.
메릴랜드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무어 후보도 콕스 공화당 후보에 두자릿수 이상의 포인트차로 앞서고 있다.
민주당이 공화당의 상승세에 밀려 고전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텃밭’을 찾은 것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지지층 결집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세가 열린 보위 주립대는 1865년 설립된 메릴랜드 최초의 흑인들을 위한 공립대학(HBCU)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붙잡으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무어 후보는 메릴랜드 첫 흑인 주지사와 미국 세번째 흑인 주지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릴랜드 주지사직은 ‘한국 사위’로도 널리 알려진 래리 호건 주지사(공화당 소속) 사퇴로 공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