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무인기 ‘14m’ 비행고도 달성에 들썩…이유는?읽음

이정호 기자

미국 소형 무인헬기 ‘인제뉴어티’

화성의 희박한 대기상태 극복하고

임무 2년 만에 사상 최고도 비행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파견한 무인 헬기 ‘인제뉴어티’가 지난해 4월7일(미국시간) 화성 표면에 착륙해 있다.  인제뉴어티는 지난 3일 35번째 비행에서 최고 고도를 기록했다. NASA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파견한 무인 헬기 ‘인제뉴어티’가 지난해 4월7일(미국시간) 화성 표면에 착륙해 있다. 인제뉴어티는 지난 3일 35번째 비행에서 최고 고도를 기록했다. NASA 제공

화성에서 활동 중인 미국의 소형 무인헬기 ‘인제뉴어티’가 임무에 들어간 지 약 2년만에 사상 최고 비행고도를 기록했다. 인제뉴어티가 가진 지구 밖 천체에서의 공중 비행 기술이 향후 땅에서 굴러다니는 탐사차량이나 우주를 도는 관측용 인공위성의 한계를 보완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기술매체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헬기 ‘인제뉴어티’가 지난 3일 화성에서 고도 14m까지 날아오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종전 최고 비행고도는 12m였다. 인제뉴어티는 중량 1.8㎏에 회전 날개 길이가 1.2m인 소형 기체다.

지구에서 무인헬기가 14m 고도까지 날아오른 사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그러나 화성에서는 다르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화성 표면 위를 감싸는 대기 자체가 매우 희박하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헬기가 날개를 휘저어도 동체를 띄우기가 쉽지 않다. 배로 따지면 선체가 적당한 수심의 물 속에 잠겨야 노를 저어 전진할 수 있는데, 그런 조건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8%에 머물러서 동체의 무게는 줄어들지만, 이런 낮은 대기 밀도 때문에 화성에서 비행은 매우 어렵다.

희박한 대기라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인제뉴어티는 동체에 달린 회전 날개를 분당 2400회로 매우 세차게 돌린다. 지구에서 사람을 태우는 헬기의 수배에 달하는 속도다. 인제뉴어티의 동력은 태양 전지판으로 충전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나온다.

인제뉴어티는 지난해 2월 화성에 도착해 같은 해 4월에 첫 비행을 했다. NASA의 애초 목표는 임무를 시작하고 총 한 달간 5번 비행을 시키는 것이었다. 특히 달성할 수 있는 최고 비행 고도를 5m로 봤다.

하지만 인제뉴어티는 NASA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지난 3일 시행된 가장 최근 비행이 35번째에 이르렀고, 이때 최고 고도 14m를 달성한 것이다. NASA가 애초 예상한 최고 고도의 3배에 가깝다.

미래 화성 탐사 상상도. 화성 표면을 조사 중인 우주비행사의 뒤편에서 무인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래 화성 탐사 상상도. 화성 표면을 조사 중인 우주비행사의 뒤편에서 무인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NASA가 인제뉴어티 운영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지구 밖 천체의 탐사를 지금보다 여러 각도에서 수행하기 위해서다. 현재 화성에는 퍼서비어런스처럼 땅을 굴러다니는 차량형 탐사장비와 우주에 해당하는 화성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차량형 탐사장비는 이동 속도가 느리다. 퍼서비어런스는 시속 0.12㎞로 움직인다. 카메라나 센서로 관찰할 수 있는 범위도 한정된다. 인공위성은 지상에서 너무 멀다. 수백㎞ 고도에서 찍는 사진은 정밀도에 한계가 있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하늘을 나는 장비는 탐사차량이 주행하기엔 가파르거나 미끄러운 곳에 보낼 수 있다”며 “미래의 화성 헬기는 상공에서 지형을 조사하는 정찰대 역할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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