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켄 팩스턴, ‘직권남용 폭로’ 보좌관 사건에 회부
공화 장악 하원서 121표 초당적 통과…미국서도 ‘이례적’
조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온 미국 공화당 소속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같은 당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주 하원에서 가결됐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하원은 27일(현지시간) 뇌물수수, 권력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팩스턴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찬성 121, 반대 23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찬성하면서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찬성 75표를 훨씬 뛰어넘었다.
팩스턴 장관은 텍사스 역사상 탄핵소추된 3번째 공직자가 됐다. 텍사스주는 상·하원 및 주지사를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공화당 우위의 주 하원에서 공화당 주도로 같은 당 소속 법무장관 탄핵안이 가결된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이번 표결로 그는 주의회 상원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즉각 직무가 정지됐다. 최종 탄핵되려면 상원 투표에서 3분의 2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이번 탄핵은 전직 보좌관들이 2020년 팩스턴 장관의 부패 및 직권남용 혐의를 폭로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팩스턴 장관은 자신의 선거 캠페인 기부자인 부동산 개발업자 네이트 폴을 돕기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아왔다. 팩스턴 장관은 표결 후 성명을 통해 “(탄핵 과정은)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며 매우 부당하다”면서 “처음부터 정치적인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친트럼프’ 성향으로 여겨지는 팩스턴 장관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무효라는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하는 등 가장 강하게 대선 불복 투쟁에 나섰던 사람 중 한 명이다. 바이든 정권을 공격하는 데 앞장서 공화당 강경파의 지지를 받아왔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텍사스주 하원 의원들을 향해 “내가 당신들과 싸울 것”이라며 “팩스턴을 풀어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