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스라엘 폭탄 수송 잠정 중단···“라파 공격 멈추란 경고장”

선명수 기자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피란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피란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스라엘에 보내기로 했던 폭탄 수송을 잠정 중단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무기 지원국인 미국이 폭탄 수송을 중단한 데는 라파 공격을 멈추라는 경고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주 2000파운드급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급 폭탄 1700개 등 총 3500개 폭탄 선적을 잠정 중단했다고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수개월간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지상전을 강행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부터 폭탄 이전 여부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주 수송 중단 결정이 내려졌고, 추후 수송 여부에 대해선 아직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보내려던 무기 이송을 잠정 중단한 것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를 우려한다면서도 전쟁이 시작된 이후 100차례 이상 이스라엘에 각종 무기를 보내왔다.

미 국무부는 선적이 임박했던 폭탄들과는 별개로 정밀유도시스템을 탑재한 합동직격탄(JDAM)의 이스라엘 이전을 승인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정부는 2000파운드급 폭탄이 피란민 140만명 이상이 밀집한 라파에서 사용되는 것을 우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2000파운드급 폭탄은 파괴력이 매우 강해 인구 밀집 지역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는 무기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이 폭탄을 여러 차례 사용해 왔다. AP통신은 미군이 이슬람국가(IS)와의 오랜 전쟁에서 2000파운드급 폭탄을 신중하게 사용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무분별하게 이 폭탄을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피란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의 잔해를 살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피란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의 잔해를 살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무기 이송 보류 결정이 이스라엘 정부에 라파 공격을 중단하라는 일종의 “경고 사격”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라파 공격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앞서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5일 미국의 폭탄 이송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보류됐다고 보도했으나,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해 왔다. 이후 이스라엘군이 라파에 탱크를 진격시키며 지상전을 강행할 조짐을 보이자, 복수의 행정부 관리들이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경고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데 대한 미 정부 관리들의 당혹감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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