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받은 무기, 러 본토 타격 범위 제한 해제’…우크라, 미국에 요청할 듯

윤기은 기자

폴리티코 보도…어린이병원 폭격 이후에도 서방은 ‘신중’

우크라이나 키이우 어린이병원 폭격 사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정부 내에서 미국 등이 러시아 본토 타격 범위에 대한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서방은 여전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이날부터 워싱턴에서 사흘간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서방이 지원한 무기 사용에 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수석 고문인 안드리 예르마크는 자국 관리들이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을 공격하기 위해 미 행정부가 장거리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에이태큼스) 사용을 허용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의 공습 직후 러시아 본토 타격 승인을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사용하려면 지원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미 의회가 지난 4월 해외 안보지원 패키지를 통과시키면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에이태큼스는 최대 사거리가 300㎞인 장거리용 미사일이지만, 러시아 영토 공격 제한이 완화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용할 수 없다. 미국은 지난 5월 러시아 영토에 자국 무기를 발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 ‘하르키우 방어 목적’과 ‘단·중거리 로켓 사용’ 등에 한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나토가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러시아가 이를 나토의 개입으로 간주해 전선을 확대할 우려가 있어 본토 공격 승인을 꺼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나토와 러시아가 직접 충돌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경우 우리는 3차 세계대전에서 불과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8일 키이우의 어린이병원이 폭격당한 이후에도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한 서방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나토 회원국도 9일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방공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나토 회원국인 영국과 프랑스에서 총선 이후 의회 지형이 바뀌었고, 미국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러시아 타격 제한 원칙을 그대로 둘지는 미지수다. 제1당으로 자리매김한 프랑스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과 영국 집권 노동당은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미 전투 ‘레드라인’이 점점 옮겨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 군사기지에 한해 자국이 제공한 스칼프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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