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에서 1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한국의 추석 명절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축하 서한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이날 백악관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앞서 보낸 서한에서 “가을 추수가 한창일 때 열리는 이 즐거운 명절에는 모든 한국인 가족이 모여 축복에 감사하고 조상의 유산을 기린다”며 “추석은 한인 공동체의 풍부한 유산과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보편적 유대감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모두 어딘가에서 왔지만 모두 미국인”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도 서한을 통해 “한국계 미국인은 수백 년 동안 미국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면서 추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계 미국인을 가족으로 두고 있기도 하다. 남편인 더그 엠호프의 동생인 앤드루의 부인이 한국계 주디 리 박사로, 이들의 자녀인 재스퍼와 아덴 엠호프는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찬조 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전·현직 한국계 백악관 직원들의 주도로 기획됐다. 아리랑 등 한국 전통음악 공연이 진행된 행사에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 줄리 터너 국무부 대북인권특사, 토드 김 미 법무부 환경 및 천연자원 담당 차관보, 댄 고 백악관 정부간업무 부실장 겸 대통령 부보좌관 등 한국계 고위직 인사들도 참석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한국계인 실비아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도 축사했다.
지난 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설 명절 기념행사가 열린 바 있다. 백악관에서 잇달아 한국 관련 행사가 열린 것은 한국계 미국인의 위상 강화를 반영한 것이자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아시아계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