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사적지 등재된 대한제국공사관…주미대사 “한·미 우정 상징”

30일 워싱턴에서 동판 제막식 열려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전경.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제공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미국 국가사적지(NRHP·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에 공식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동판 제막식이 30일(현지시간) 진행됐다. 한국 정부 소유 건물이 미국 내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사적지에 등재된 것은 처음이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이날 오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옛 대한제국공사관 건물 앞에서 열린 제막식에 참석해 “1889년 워싱턴DC에 한국 최초의 외교 공관이 개설됐다”며 “140년 전 외교관으로 일했던 선배들은 140년 뒤 한국이 미국의 가장 가깝고 없어서는 안 될 동맹국의 하나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142년 전인 1882년 한·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고, 이후 1889년부터 대한제국공사관이 조선의 주미 공관으로 활용되면서 양국 외교관계가 시작됐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조 대사는 그러면서 “오늘날에도 이 건물은 여전히 한국과 미국의 영원한 우정의 상징이자 양국 국민이 공유하는 가치를 대변하는 건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찰스 샘스 미 국립공원청장은 축사에서 “대한제국공사관은 한·미관계의 오랜 역사와 관련된 주요 사건을 목격해왔고, 방문객들이 그 역사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며 “국가 사적지로 등재될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대한제국공사관은 1887년 조선의 초대 주미전권공사인 박정양이 미국에 특파된 이후인 1889년부터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은 1905년까지 약 16년간 조선의 외교 활동 공간이 됐다. 일제는 1910년 조선을 강제 병합한 이후 단돈 5달러에 이 건물을 매입, 팔아넘겼다. 한국 정부는 이후 2012년 건물을 사들였고 보수·복원 공사를 거쳐 2018년 5월부터 역사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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