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39대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100세 생일을 맞이했다.
1924년 10월 1일생인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가족의 축하 속에 10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미국 전직 대통령 중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 건 카터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1981년 임기를 마친 이후에도 43년을 보내며 전 생애에 걸쳐 미 대통령을 17명 경험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피부암 일종인 흑생종과 합병증으로 지난해 2월부터는 연명 치료를 중단한 채 호스피스 케어를 받아 왔다. 지난해 11월 부인 로절린 여사(향년 96세)를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도 겪었다.
현재까지 카터 외에 90세 이상 장수한 역대 미국 대통령은 제2대 존 애덤스(90세 일기로 별세), 38대 제럴드 포드, 40대 로널드 레이건, 41대 조지 H.W. 부시(이상 93세 일기로 별세) 등 4명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재임했다. 임기 중 주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구출 작전 실패 등 여파로 재선에 실패했고 공화당 소속인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자리를 넘겼다.
그에 대해선 재임 시절보다 백악관을 떠난 뒤의 활동이 더 눈부셨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해비타트 사랑의 집 짓기 운동에 나섰고, 미국-북한 관계, 보스니아 사태 등에서 평화 사절로도 활동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카터도서관과 박물관에선 카터 전 대통령의 초상화 전시 등 축하 이벤트가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이 부인 로절린 여사와 함께 설립한 ‘카터센터’의 운영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손자 제이슨 카터는 “모든 사람이 이 땅에서 100살까지 사는 것은 아닌 터에, 누군가가 100세까지 살면서 그 시간을 그렇게 많은 사람을 위해 그렇게 많은 좋은 일을 하는 데 사용했다면 그의 100세 생일은 축하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잔디밭에도 카터 전 대통령 나이인 ‘100’을 표현한 대형 조형물이 ‘카터 대통령님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등장했다.
민주당 출신으로 카터 전 대통령의 ‘후배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전에 공개한 영상 축하 메시지에서 “대통령님, 나는 당신을 정말로 존경합니다”라며 “우리나라에 대한 당신의 희망찬 비전, 더 좋은 세상을 향한 당신의 헌신, 인간의 선함이 가진 힘에 대한 당신의 흔들림 없는 믿음은 계속 우리 모두를 인도하는 불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