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회 참가한 이란 선수, 히잡 미착용으로 강제송환”…이란 “가짜뉴스”

김서영 기자
이란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가 지난 16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AP연합뉴스

이란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가 지난 16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AP연합뉴스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란 여성 선수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으로 강제 송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주한 이란대사관은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BBC페르시아를 인용해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가 지난 16일부터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레카비의 친구들은 그와 이날부터 소식이 닿지 않았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BBC는 또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레카비가 여권과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고 보도했다.

BBC월드서비스 이란 담당 라나 라힘푸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레카비가 예정보다 이틀 빨리 테헤란행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썼다. 이란 반정부 성향 온라인 매체 ‘이란 와이어’는 레카비가 서울에 있는 이란 대사관을 통해 테헤란으로 보내졌다며, 정치범들이 수용된 에빈 교도소에 갈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같은 정황을 두고 레카비가 경기 당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대회를 주최한 IFSC 측은 AP통신에 레카비가 경기 당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레카비는 처음 대회에 나타났을 때는 히잡을 쓰고 있었으나, 지난 16일 경기 당시에는 히잡 없이 머리를 하나로 묶고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었다.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 주한 이란대사관 트위터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 주한 이란대사관 트위터

주한 이란대사관은 레카비를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주한 이란 대사관은 18일 트위터에 “엘나즈 레카비는 2022년 10월18일 아침 다른 팀원들과 함께 서울에서 이란으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한 이란대사관은 이와 관련된 모든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강하게 부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주한 이란대사관은 레카비의 사진을 함께 올렸는데, 이는 이번 서울 대회가 아니라 이전 모스크바 대회 당시의 사진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18일 오후 레카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 급하게 대회에 나가야 해서 히잡을 쓸 수 없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의도적으로 히잡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해당 글은 또한 사전에 조율된 일정에 따라 이란으로 귀국했다고도 밝혔다.

아시아 정상급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들이 출전하는 IFSC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잠원 한강공원 스포츠클라이밍 특설경기장에서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팀은 선수 8명과 코치진 3명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레카비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한 차례, 동메달을 두 차례 수상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된 여성 마흐사 아미니(22)의 의문사를 두고 연일 반체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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