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런스 웡, 오늘 총리 취임
정치 가문 아닌 관료 출신
정계 입문 후 단기간에 승진
취임 이후 ‘미·중 균형’ 과제
싱가포르 제4대 총리 취임을 앞둔 로런스 웡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52·사진)이 안정성과 연속성에 방점을 둔 소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13일 스트레이츠타임스(ST)·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웡 부총리는 이날 간킴용 통상산업부 장관을 차기 내각의 부총리로 임명하는 등 개각을 발표했다. 간 장관을 주요하게 기용한 것을 제외하면 장관 대부분이 직을 유지했다. 리셴룽 총리(72)는 선임 장관으로서 내각을 지원할 예정이다. 웡 부총리는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가는 만큼 연속성과 안정성이 핵심 고려사항이었다. (내년 11월) 총선 이후엔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웡 부총리는 15일 제4대 총리로 취임한다. 리셴룽 정부가 2004년 출범한 이래 20년 만에 자리를 이어받는다. 웡 부총리는 1972년생으로,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 연방에서 독립한 이후 태어난 지도자를 맞기는 처음이다.
리콴유 초대 총리(2015년 작고)의 아들인 리 총리와 달리 웡 부총리는 정치 가문 출신이 아니다. 웡 부총리는 1997년 무역통상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5년 리 총리의 수석비서관이 됐다. 2011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15년 국가발전부 장관을 거쳐 2021년 재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의 공동의장을 맡으며 인지도를 높인 것을 계기로 집권 인민행동당(PAP) 내부에서 ‘4세대(4G) 리더’로 높은 지지를 받으며 총리직 승계 구도를 굳혔다. 2022년 6월 부총리로 승진했다. 단기간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웡 부총리는 부총리가 된 지 2년 만에 총리가 된다. 고촉통 전 총리(83)와 리 총리가 부총리로 각각 5년, 14년 동안 일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웡 부총리가 총리 취임 이후에도 싱가포르의 노선을 크게 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웡 부총리는 지난해 닛케이아시아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는 무역과 투자의 자유로운 흐름, 투자, 공통의 규칙에 의존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가 예전과 같은 성장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경제 규모에 이르렀고, 사회적 불평등이 강화됐다는 문제는 차기 총리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닛케이아시아는 전망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ST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