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반발에…방글라데시,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 일시중단

김서영 기자
학생과 구직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학생과 구직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대법원이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 할당제’ 시행을 일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 제도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은 완전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대법원은 대학생 두 명이 최근에 제출한 공무원 할당제 폐지 탄원에 대해 제도 시행을 한 달 동안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이달 초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도 학교로 돌아가라고 권고했다.

공무원 할당제는 공직을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에게 30%, 여성과 특수지역 출신에게 각 10%를 배분하는 제도다. 지난달 다카고등법원이 2018년 폐지됐던 이 제도를 부활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대학생들의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는 대법원이 고등법원의 결정을 유지하면서 더 불이 붙었다. 대학생들은 수도 다카와 주요 도시로 이어지는 길목과 고속도로를 봉쇄하며 교통을 마비시켰다. 시위대가 다카의 철도 선로에 통나무를 쌓아 방글라데시 북부의 기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대법원의 판단에도 시위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시위 지도자인 라셀 아메드는 “우리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는 교실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영구적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소수민족 및 장애인을 위한 6% 할당만 유지하고 나머지 할당은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학교 나와도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독립전쟁 자녀들이 혜택을 누리는 건 옳지 않다는 취지다. 할당제가 적용되는 공직 자리는 수십만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공무원은 급여가 좋은 편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법원 결정이 난 상태기 때문에 대학생 시위는 정당성이 없다”, “학생들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친정부 단체 회원들의 자녀가 공직에 진출하는 데 이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은 1971년 3월 동파키스탄과 서파키스탄 사이 발발한 전쟁이다. 이 전쟁으로 서파키스탄은 파키스탄으로,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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