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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하시나 방글라 총리, 전격 사임·해외 도피

선명수 기자
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대규모 시위로 건물이 불타고 있다.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대규모 시위로 건물이 불타고 있다. AP연합뉴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한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5일(현지시간) 사임하고 해외로 도피했다.

프로톰 알로 등 방글라데시 현지 언론은 하시나 총리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여동생 셰이크 레하나와 함께 군용 헬기를 타고 인도로 도피했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채널24는 하시나 총리로 보이는 인물이 헬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담은 화면을 중계했다.

AFP통신도 시위대 수천여명이 총리의 해외 도피 소식을 듣고 수도 다카에 있는 총리 관저로 몰려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대는 정부의 통행 금지령에도 총리 사임을 요구하며 관저로 몰려 가는 등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방글라데시 육군 와커 우즈 자만 총사령관은 국영TV를 통해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하시나 총리의 사임을 알리며 군이 임시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국가가 많은 고통을 겪었고 경제가 타격을 입었으며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제는 폭력을 멈출 때이며,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임시 정부 구성을 위해 대통령과 대화할 것이며, 주요 야당 및 시민사회와도 회담하겠다고 발표했다.

방글라데시군은 2007년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2년간 군이 지원하는 과도 정부를 세운 바 있다. 군은 이날 다카 국제공항을 6시간 동안 임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달부터 정부의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정부가 학생들의 시위를 강경 진압해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시위는 하시나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지난달 시위 발발 이후 강경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 사임 소식에 방글라데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 총리 사임 발표 직후 그간 차단됐던 전국 인터넷망도 정상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방송은 총리 관저를 점령한 시위대가 환호하는 모습을 중계했다. 일부 시위대는 하시나 총리의 부친이자 방글라데시 독립을 이끈 ‘건국의 아버지’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초대 대통령의 동상을 부수고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가문의 건물 등을 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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