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슈퍼태풍 야기가 낳은 피해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태풍은 소멸했으나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동남아 누적 사망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18일 A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전날 야기와 홍수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226명이며 7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한 주택 16만채 이상이 파손됐으며 이재민은 약 24만명이라고 밝혔다. 동물 약 13만마리가 폐사했고, 농경지 25만9000㏊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학교 1040곳을 비롯해 종교 시설과 관공서, 전력 시설, 통신 시설, 도로, 다리 등도 손상됐다.
폭우로 인한 홍수는 수도 네피도와 중부 지역에 주로 집중됐다. 일부 침수 지역에선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태인 지역도 있다고 전해졌다.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 이후 사실상 내전 상태이기 때문에 야기의 피해 상황이 다소 늦게 집계됐다. 통신과 도로가 끊겨 피해가 파악되지 않은 지역도 있어 앞으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제사회 지원을 차단해 온 미얀마 군부는 이번 태풍 피해에 이례적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미얀마 전역에서 약 63만1000명이 홍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OCHA는 이재민에게 식량과 식수, 의약품 긴급 지원이 필요하지만 도로와 교량이 파괴되고 내전이 이어져 구호 활동이 순탄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얀마 집계가 추가되며 동남아에서 야기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500명을 넘어섰다. 앞서 베트남에서 약 300명, 태국에서 42명, 라오스에서 4명, 필리핀에서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풍 야기가 휩쓸고 간 동남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 베트남 당국은 야기로 인한 손해가 약 16억달러(약 2조1312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0.15%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농업, 임업, 어업 등에서 감소 예상치가 더 컸다. 하롱베이를 비롯한 관광 명소에서는 관광 업체가 파산해 수천명이 실직 위기에 처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보다 이번 태풍 피해가 더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국도 약 8억달러(약 1조656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어 지난 80년 사이 가장 큰 태풍 피해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