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빛의 축제’, 유해물질 포함된 폭죽에 올해도 대기오염 우려

김서영 기자

매년 인도인 100만명 대기오염 관련 질환으로 사망

인도 아요디야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디왈리 축제 전야를 맞아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 아요디야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디왈리 축제 전야를 맞아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힌두교에서 기념하는 ‘빛의 축제’ 디왈리를 두고 올해도 대기오염 우려가 불거졌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디왈리는 ‘빛이 어둠을 이기고, 선이 악을 이기고, 앎이 무지를 이기다’를 기념하는 축제다. 디왈리 기간에는 가족 및 친구와 만나 선물을 교환하고 등잔이나 양초에 불을 붙이며 축제를 기념한다.

그러나 매년 축제 기간에 수많은 폭죽이 터지며 대기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디왈리 이후 며칠 동안 독성 스모그가 가득 찰 정도다.

특히 인도에서 대기질이 가장 나쁜 수도 뉴델리가 디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뉴델리를 비롯한 몇몇 지역은 2017년부터 폭죽 사용 및 판매를 금지하고, 환경친화적인 조명을 사용하도록 주민들에게 요청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는 형편이라고 AP는 전했다. 많은 이들이 온라인에서 폭죽을 판매하는 식으로 금지 조치를 우회하고 있으나, 디왈리가 힌두교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탓에 당국도 엄격히 단속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자녀를 둔 한 여성은 “디왈리는 축하와 행복의 날이고 일 년에 한 번만 오기 때문에 금지령을 내려선 안 된다”고 AP에 밝혔다. 한 아동(13)은 폭죽을 터뜨리는 것이 재밌지만 동시에 위험하다고 봤다. 그는 “아버지가 대기오염으로 후각을 잃었고 디왈리 이후 아버지의 건강이 얼마나 악화했는지도 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디왈리를 맞아 인도 아마다바드의 거리에 전등 장식이 밝혀졌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디왈리를 맞아 인도 아마다바드의 거리에 전등 장식이 밝혀졌다. AP연합뉴스

인도 북부의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매년 10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가 최악인 시기로 꼽히며, 이 시기 학교와 기업체가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인도 당국은 건설 현장 폐쇄, 디젤 차량 통행 제한, 저감조치 등에 나서고 있다.

대기질 악화의 원인으로는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 현장의 먼지, 주변 농촌 지역의 화전 등이 꼽힌다. 그러나 폭죽에서 나오는 연기는 특히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룬 쿠마르 샤르마 뉴델리의대 교수는 “폭죽 연기에는 유황, 납, 일산화탄소 등이 포함돼 있어 호흡기에 위험하다”고 AP에 설명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인도인이 대기오염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이날 뉴델리의 24시간 평균 대기질지수(AQI)가 33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우 나쁨’ 수준이다. 뉴델리 당국이 폭죽 판매 및 사용을 단속했으나 여러 지역에서 위반 사례가 보고됐다고 힌두스탄타임스는 전했다.

디왈리는 힌두 달력으로 8번째 달의 초승달이 뜨는 날을 중심으로 하며 보통 5일간 이어진다. 올해 디왈리는 10월31일~11월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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