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대만!" 대만여성이 국제미인대회에서 쫓겨난 이유는

이인숙 기자

국제 미인대회에 참가한 대만 여성이 몸에 두르는 리본에 ‘대만 중화민국(Taiwan ROC)’ 대신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bei)’라고 표기하는 것을 거절했다가 대회 참가를 거부당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미스 얼스(Miss Earth)’ 대회에 대만을 대표해 참가한 딩원인(丁文茵·22)이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분노와 억울함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미스 얼스(Miss Earth)’ 대회에 참가한 대만 여성 딩원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딩은 ‘대만(Taiwan)ROC’라고 쓰인 참가리본을 두르고 있다. 출처: 딩원인 페이스북

‘미스 얼스(Miss Earth)’ 대회에 참가한 대만 여성 딩원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딩은 ‘대만(Taiwan)ROC’라고 쓰인 참가리본을 두르고 있다. 출처: 딩원인 페이스북

대회 참가를 위해 빈에 머물고 있는 딩은 “오늘(22일) 저녁 대회 주최 측에서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bei)’라고 쓰인 리본을 가져와 리본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며 “(주최 측에)‘대만은 그저 대만이다. 나는 대만에서 태어났고 대만을 대표해서 나왔다’고 수없이 말했지만 그들의 답은 리본을 바꿔 달든지, 할 수 없으면 떠나라(Just leave)는 거였다”고 적었다.

딩은 주최측이 대회 초반 ‘대만 중화민국(Taiwan ROC)’을 사용하도록 허용했지만 나중에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만’이 들어간 리본을 두른 채로는 무대에 오르거나 사진을 찍는 것도 금지당했다고 한다. 딩은 이어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정말 분노를 느낀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좋은 생각이 있다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중국은 홍콩통치원칙이자 대만통일원칙으로 ‘하나의 중국’ ‘일국양제(一國兩制)’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 나라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2가지 제도를 받아들인다는 뜻이지만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화타이베이’는 이 같은 중국의 방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명칭이다.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일부라는 뜻이다. 대만은 공식 국호로 ‘중화민국’을 쓰지만 올림픽 등 각종 국제 행사에 참가할 때는 ‘중화 타이베이’를 써야 한다.

대만 외교부 왕페이링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국측의 압력으로 딩이 리본을 바꿔 달도록 강요당했다”며 “중화국제선미발전교류협회에서 딩이 ‘중화타이베이’라는 명칭을 받아들이면 대회에 계속 참가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2001년부터 시작된 미스 얼스 대회는 환경 보호 의식을 고취시키고 국제 환경기구를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다음달 5일 치러지는 결선에서 우승하면 환경 캠페인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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