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등 해외사이트서 판매
“코로나 사태 속 혐오 부추겨”
‘나는 중국인이 아니다’라는 영문이 적힌 티셔츠(사진)가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되면서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유럽 국가에서 나타난 중국인 혐오 정서를 더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발원지와 초기 은폐 의혹을 두고 커진 중국 책임론에 대한 반발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7일 아마존, 레드버블 등 해외 판매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나는 중국인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여러 종류 판매되고 있다. 이 셔츠에는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다’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다’ ‘나는 아시아인이지만 중국인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가격은 15~20달러(약 1만8000~2만4000원)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사진이 올라오면서 급속히 번졌다. 한 누리꾼은 이 티셔츠를 ‘아시아인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옷’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글과 티셔츠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중국인 누리꾼들은 인종 차별 행동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분노하고 있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관련 보도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체류 중국인들은 감염 우려와 인종 차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런 트윗은 인종 차별의 불꽃에 기름을 붓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매체는 이 글을 쓴 누리꾼을 대만인으로 추정하면서 “대만과 중국을 분리하려는 잘못된 시도로 헛수고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다’라는 문구는 중국이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반발도 엿보인다. 한 중국인 누리꾼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보고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발원지가 반드시 중국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우한(武漢)에서 처음으로 크게 유행했지만 중국이 발원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