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고난의 대장정으로 시작한 중국, 이제 세계 최강국 꿈꾼다읽음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중국몽

<b>베이징에 문 연 ‘공산당 역사전시관’</b> 지난 25일 한 기자가 중국 베이징 공산당 역사전시관에 걸려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초상화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베이징 | AFP연합뉴스

베이징에 문 연 ‘공산당 역사전시관’ 지난 25일 한 기자가 중국 베이징 공산당 역사전시관에 걸려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초상화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베이징 | AFP연합뉴스

오는 7월1일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주년을 맞는다. 전국의 거리에는 오성홍기와 창당 100주년을 축하하는 문구가 새겨진 붉은 현수막이 내걸렸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공산당 역사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다음달 1일 일반에 공개하기 앞서 이곳을 찾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개혁, 발전, 안정을 조화롭게 완성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밝혔다.

■ 시진핑 시대의 중국

시진핑 ‘신중국 100년’ 포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
일대일로·중국제조 2025 등
경제·기술패권 영향력 키워

역사전시관은 공산당의 100년 역사를 4개의 시기로 구분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시대를 1·2기, 덩샤오핑(鄧小平)에서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대를 3기 그리고 2012년 이후 시 주석 집권기를 4기로 구분했다. 10년이 되지 않은 시 주석의 집권기를 이전 지도자들이 이끌어 온 수십년 역사와 구분되는 새로운 시기로 규정한 것이다.

시 주석은 2012년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이어 국가주석에 오르면서 당·군·정을 모두 장악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가 됐다.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에 오르며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이었다.

중국몽은 국가 부강, 민족 진흥, 인민 행복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포함한다. 창당 100년을 맞는 2021년까지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건설하고,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고난의 대장정으로 시작해 이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게 된 것이다.

그 첫 번째 구체적인 목표로 제시된 것이 2021년까지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10년 전의 두 배로 늘려 1만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2010년 4550달러 수준이던 1인당 GDP가 2019년 1만달러를 넘어서며 이미 이 목표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전체 GDP도 6조871억달러에서 14조3429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중국은 또 지난 2월 2012년 이후 8년 동안 전국 832개 현, 12만8000개 마을에서 약 1억명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며 ‘탈빈곤’을 선언하기도 했다. 외형상으로 시 주석의 첫 번째 100년 목표가 달성된 셈이다. 이제 그의 앞에는 새로운 100년(신중국 건국 100주년)의 목표가 놓여 있다.

■ 세계 최강국을 꿈꾸다

시 주석에게 창당 100주년은 중국몽을 향해 가는 디딤돌이다.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신중국 100년의 목표는 미국을 제치고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원대한 꿈을 담고 있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집권 1∼2기를 거치며 내부적으로는 결속을 다지고 외부적으로는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왔다.

집권 초기 시작된 부패와의 전쟁은 그 시발점이었다. 시 주석은 2012년 당 총서기로 선출되자마자 부패 척결 의지를 내세우고, “호랑이와 파리(부패한 고위급·하위급 관료)를 함께 잡겠다”며 대대적인 사정작업에 들어갔다. 부패와의 전쟁에는 빈부격차 확대와 관료사회 부패에 따른 민심 이반을 막는 동시에 정적들을 제거함으로써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져나가려는 시 주석의 포석이 담겼다.

장기 집권 야망은 2018년 3월 전인대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헌법에 명시하고 국가주석 3선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는 것으로 표면화됐다. 집단지도체제가 허물어지고 시 주석의 ‘1인 권력’이 강화됐다.

시 주석의 중국몽을 밖으로 드러낸 것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다. 그는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일대일로 구상을 처음 제시했다. 육상과 해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경제벨트를 구축함으로써 자국의 경제 영토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였다. ‘중국제조 2025’를 선언하며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도 선언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반도체, 희토류 등에서 미국을 배제한 중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힘을 숨기지 않는다. 공격적인 ‘전랑(늑대전사) 외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미국은 더 이상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국과 대화하길 원한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남중국해 갈등, 신장 인권 문제, 대만 문제 등을 두고 국익을 앞세우는 데 거침이 없다. ‘발밑의 돌을 더듬으며 강을 건너라’던 덩샤오핑의 충고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 시진핑 앞에 놓인 도전들

빈부격차 등 ‘내부 과제’ 산적
외부선 미국과 갈등 ‘걸림돌’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통해 중국몽 실현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 빈부격차와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당 지배 고착화에 따른 부패 문제도 극복 과제다.

외부적으로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맞닥뜨린 미국과의 갈등, 좁혀 오는 서방국가들의 포위망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가 관건이다. 중국의 덩치는 커졌지만 일당독재와 인권침해 등 반민주적 행태로 서방국가들로부터 끊임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본격적인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돌입한 것도 중국의 활동영역을 좁히는 요인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목표가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드 블랑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담당 연구원은 포린어페어스에서 시 주석의 길을 ‘위험한 도박’에 비유했다. 그는 “시 주석의 길은 중국이 지난 40년간 이뤄놓은 위대한 성과들을 무효로 만들 위험이 있다”면서 “당과 국가를 구하겠다는 사명을 띤 지도자가 반대로 모두를 위험하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역설적이고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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