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중국, 석탄 재고도 바닥…“일주일도 못 버틴다” 대책마련 부심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중국 국가전력망공사가 지난 28일 전력 공급에 관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 국가전력망공사 홈페이지 캡쳐

중국 국가전력망공사가 지난 28일 전력 공급에 관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 국가전력망공사 홈페이지 캡쳐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의 주요 발전소 석탄 재고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전력 당국과 지방정부는 긴급히 석탄 수입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시노링크(國金)증권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 21일 기준으로 중국 6대 석탄화력발전소의 석탄 비축량이 1131만t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정한 규정에 따르면 화력발전소는 원칙적으로 비수기에 2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석탄을 비축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노링크가 분석한 21일 기준 보유량은 보름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마저도 기준 시점에서 이미 8일이 지났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주일도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석탄이 부족한 상황이며 현재 재고량은 일주일 사용량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철 난방 수요까지 더해지면 석탄 부족 현상과 전력난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노링크증권은 내년 2월까지 중국에 모두 18억5000t의 발전용 석탄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2억2200만∼3억4400만t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CMP는 “매년 9월 중국 발전소들이 겨울을 앞두고 석탄 재고량을 보충해 왔지만, 올해는 석탄이 부족해 겨우 불만 켤 수 있는 정도며 일부 지역에서는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현재 전력난에 따라 31개 성 가운데 20곳 정도에서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조업 중심지인 장쑤(江蘇)성과 저장(浙江)성, 광둥(廣東)성 등에서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제한되고 있고,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 등 동북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로 각종 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조만간 수도 베이징에서도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전력 당국과 지방정부도 비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는 지난 28일 긴급 화상회을 열고 원활한 전력 공급이 현재 가장 시급한 정치적 임무라며 전력 수급 안정과 민생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전력난이 심각한 지린성의 경우 긴급히 발전용 석탄 확보에도 나선 상황이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몽골 등에서 석탄 수입을 늘려 전력난 악화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중국에 여느 때보다 더 심각한 전력난이 닥친 데는 경기 회복에 따른 생산활동 증가와 석탄 가격 상승, 지방정부에 가해지고 있는 탄소 감축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지역에서 강물이 부족하고 바람이 적게 불어 수력과 풍력 발전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전력망공사는 전력 수요 증가와 발전용 석탄 공급 긴장, 수력발전용 물 부족과 빈번한 폭우 등의 요인이 겹쳐 전기 공급 업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전력난은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세계 제조업 기지인 중국에서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 등이 중단됨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전력난을 이유로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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