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찾은 EU의회 대표단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중국 “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 주지말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이 4일 총통부에서 EU 의회 대표단을 접견한 뒤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대만 총통부 홈페이지 캡쳐

처음으로 대만을 공식 방문한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나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대만과 함께 자유와 법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은 EU 의회의 대만 방문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반발했다.

대만 총통부는 4일 차이잉원 총통이 총통부에서 라파엘 글뤼크스만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EU 의회 대표단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글뤼크스만 의원 등 의원 7명은 EU 의회 내 ‘외국의 EU 민주주의 절차 간섭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대표해 전날 대만을 방문했다. EU 의회 대표단이 대만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총통은 이날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EU 의회 사상 처음으로 공식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며 “대만은 유럽 친구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파트너십을 심화하며 민주적 자유를 보장하는 데 함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EU 의회가 지난달 대만과의 관계와 협력을 강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대만에 큰 뉴스일 뿐 아니라 더욱 강력한 지지”라며 “우리는 거짓 정보에 맞설 수 있는 ‘민주 연합’을 기대하며, 글로벌 도전에 맞서 협력 대상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넓히고 더 많은 파트너를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뤼크스만 의원도 이 자리에서 “EU 의회가 대만에 처음 공식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유럽 시민들에게 대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만은 이 지역에서 가장 발전한 민주정체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 보물”이라며 “우리는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간단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고, EU 의회는 대만과 함께 자유와 법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만 총통부는 전했다. 그는 또 “앞으로 EU와 대만은 최고위급 상호작용을 포함한 경제·정치·과학·문화 및 인적 교류·협력을 증진해야 한다”면서 “이번 방문이 고위급 교류의 시작이고, 지금이 EU가 대만과 협력을 심화시킬 때”라고 밝혔다.

EU 의회 대표단은 전날 쑤전창(蘇貞昌) 대만 행정원장과도 면담했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EU 의회가 대만의 지난 30년의 민주적 성과의 증인이라며 “대만이 매우 놀라운 성적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위주의적인 중국을 마주하고 있는 대만이 매우 존경스로운 민주주의를 담금질 해냈다”면서 “권위(주의)는 (우리가) 보고 싶은 미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EU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며 “EU 의회가 문제의 민감성을 인식해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EU 의원들의 대만 방문에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 이미 EU 측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 대변인은 또 “EU 측이 잘못을 바로잡고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어떤 잘못된 신호도 보내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U 의회는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상대적으로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과 달리 중국을 향해 계속해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회는 지난 5월 중국과 EU의 포괄적 투자협정 비준을 보류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대만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투자협정을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대만에 있는 EU의 타이베이 대표부 명칭을 ‘대만 대표부’로 변경할 것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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