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인 밥그릇은 중국 곡식으로 채워야”…우크라 사태 속 식량안보 강조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농업계 위원들을 만나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정부망 캡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농업계 위원들을 만나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정부망 캡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인의 밥그릇은 주로 중국 곡식으로 채워져야 한다”며 식량 안보를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을 비롯한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다 중국 내 작황 부진으로 식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참석한 농업계와 사회복지계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식량 안보는 국가의 가장 큰 일이고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여긴다”며 “식량 안보 문제에서 조금이라도 경계를 늦추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7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또 “공업화에 진입했다고 식량 문제를 중요히 여기지 않거나 국제시장에 의존해 해결되길 기대해서도 안 된다”며 “당정이 식량 안보에 대한 공동책임을 전면적으로 실현하고 사전에 식량 안보의 끈을 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은 과학기술이고 종자 안전은 국가 안보와 관련돼 있다”며 “반드시 종자 산업의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실현하고 자주성과 통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그동안에도 줄곧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날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곡물 시장이 요동치고 식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전쟁에 휩싸여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물 생산지다. 특히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9% 정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오고, 중국은 세계 최대 밀 소비국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올 겨울 중국의 자체 밀 생산 상황도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탕런젠(唐仁健) 중국 농업농촌부장은 최근 “지난해 일부 지역의 폭우로 밀 재배 면적의 3분의 1 정도에서 재배가 지연됐다”며 “겨울 밀 수확량을 조사한 결과 1∼2등급 수확량이 2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업 전문가들은 올해 농작물 사정이 역대 최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며 “올해 곡물 생산이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시 주석은 “연간 식량 생산량을 6억5000만t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인의 밥그릇은 주로 중국 곡식으로 채워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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