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경제 하방 압력 커졌다”…중국 경제 경고음 커지고 반등도 난망읽음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리커창 중국 총리. 중국 국무원 홈페이지 캡쳐

리커창 중국 총리. 중국 국무원 홈페이지 캡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재정·통화 정책을 통한 고용·물가 안정 대책 등을 주문했다. 올해 중국 경제가 2020년 처음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강력한 봉쇄 조치가 반복될 경우 당시와 같은 경기 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 총리는 지난 11일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새로운 코로나19 확산과 예상을 벗어난 국제 정세 변화 영향으로 4월 경제 하방 압력이 한층 커졌다”며 “어려움과 도전을 직시하고 경제를 큰 틀에서 안정시킴으로써 20차 당 대회의 승리적 개최를 맞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인민일보 등이 12일 보도했다. 올 가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조치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이날 리 총리가 경제 하방 압력의 직접적 요인으로 코로나19를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 상황에 대한 안팎의 우려에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며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조치의 영향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리 총리가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하방 압력을 인정한 것은 최근 여러 지표를 통해 경제 상황 악화가 확인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20년 2월 이후 2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수출 증가율은 전달(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아진 3.9%를 나타냈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은 5개월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서는 등 대부분 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조만간 발표될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실업률 등 4월 주요 경제 지표가 이런 상황을 재확인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 총리가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리 총리는 회의에서 “고용을 우선으로 하는 재정·통화 정책으로 경제 전반을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각 부처가 사회 투자를 늘리고 효과적인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고용은 기본적인 민생과 안정적 성장, 소비를 촉진시킨다며 일자리를 안정시키데 주력하고 식량과 생필품 생산·공급 안정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올해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제조업 PMI가 2개월 연속 수축구간에 머무는 등 제조업 경기는 위드 코로나를 통해 점진적 산업회복세로 향하는 전 세계 주요국과 확연히 대비를 이루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경제 하방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정책·재정 지원 대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세계 주요국 정책 방향과 상반되게 계속해서 재정·통화 완화 정책을 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중국에서는 향후에도 몇 달 동안 도시 봉쇄와 완화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는 2020년과 같은 ‘V’ 자형 경기 회복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되던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까지 떨어졌지만 2분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그해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2.3%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었다. 중국 저명 경제학자인 쉬젠궈(徐建國)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도 최근 한 행사에서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2년 전보다도 10배 이상 심각하다면서 정부 목표치인 5.5%는 물론이고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의 경제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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