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7월 경제지표 부진에 국제유가도 하락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중국 월별 산업생산 증가율 통계.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쳐

중국 월별 산업생산 증가율 통계.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쳐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금융그룹 ING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4%로 하향 조정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7월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데 따른 것이다. ING는 보고서에서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 등의 둔화로 인해 중국이 경기 하강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며 “일련의 데이터를 감안해 중국의 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높은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상황, 실업률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수요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7월 국민경제운영상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3.8%로 시장 예상치(4.6%)를 크게 하회했다. 산업생산은 GDP를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중국의 월별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 4월 상하이 등의 봉쇄 여파로 -2.9%까지 떨어졌다가 5월(0.7%)과 6월(3.9%)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하반기 첫 달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반기 경기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도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5.0% 증가할 것이란 시장의 예측과 달리 실제로는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3∼5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6월에 3.1%의 증가율을 보이며 나타났던 소비 회복세가 다시 꺾인 것이다.

생산과 소비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하반기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커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월 경제지표가 발표된 직후 기준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는 등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쳤지만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딩솽(丁爽) 스탠다드차타드(SC)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8월의 일부 선행 지표는 코로나19 재발로 경기가 7월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경제) 전망에 상당한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 인하로 약간의 혜택이 있겠지만 약한 경제적 모멘텀을 반전시기키 위해서는 당국이 코로나19 정책을 개선하고 부동산 정책을 크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조짐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를 불러오며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2.68달러) 떨어진 89.4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선물거래소 10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1%(3.95달러) 떨어진 95.10달러에 거래됐다.

로이터통신은 “실망스러운 중국 경제 데이터가 세계적인 불황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며 유가를 하락시켰다”면서 “WTI 가격은 지난 2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가격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의 최저치에 근접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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