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차 당대회

시진핑 3기 ‘집단지도체제’ 유명무실 전망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중국 20차 당대회]시진핑 3기 ‘집단지도체제’ 유명무실 전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6일 개막하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당 총서기에 3연임 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69세인 시 주석의 세 번째 집권은 장기집권과 과도한 권력 집중을 막기 위해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당내에 확립된 최고 지도자의 10년 집권과 지도부의 ‘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관례 등을 모두 깨는 것이다.

지난 10년 시 주석이 1인 권력을 강화하면서 7인으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는 이미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중심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이끌었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당내 주요 계파 구분도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시 주석은 당 원로 자녀 그룹인 ‘태자당(太子黨)’ 출신으로 집권 이후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독자 세력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시 주석이 실질적인 1인 지도체제를 더욱 강화하더라도 이번 당 대회에서 형식상의 집단지도체제를 허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을 제외한 6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나머지 18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에 어떤 인물들이 이름을 올릴지가 주요 관심사다. 그 결과를 보면 시 주석의 당내 영향력이 얼마나 강화됐는지, 계파 간 권력 배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난 10년 공산당 내부의 권력 지형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차기 총리는 누구…왕양·후춘화 등 물망

시진핑 집권 3기 지도부 구성의 최대 관심사는 권력 서열 2위로 내치를 책임지는 차기 국무원 총리 인선이다. 리커창(李克强) 현 총리는 헌법에 따라 10년 임기를 채우고 내년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후임 총리는 사실상 이번 당 대회에서 결정된다. 차기 총리로는 시진핑 집권 1기 부총리 출신으로 현재 당내 권력 서열 4위인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67)과 후춘화(胡春華) 현 부총리(59)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7상8하와 부총리 출신 중 1명이 총리로 기용됐던 관례를 감안한 예측이다. 현직 부총리 중 후 부총리를 제외한 3명은 모두 올해 68세 이상으로 퇴임 대상이다. 공청단 출신인 왕 주석과 후 부총리 중 1명이 총리로 선택된다면 왕 주석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후 부총리는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짙고 나이도 젊어 자칫 후계 구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 시 주석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총리 인선에서 관례가 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 주석이 스스로 7상8하 관례를 깬 만큼 이를 무시하고 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한정(韓正) 상무부총리(68)를 기용하거나 자신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부총리(70)를 총리에 앉힐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시 주석이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아예 부총리를 거치지 않은 자신의 측근 그룹 가운데 1명을 파격적으로 총리에 기용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왕 주석이나 후 부총리가 낙점되면 공산당 내에 여전히 권력의 균형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시 주석 측근 그룹이 기용된다면 그가 당내에서 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최고 지도부 넘보는 인물들…중앙위 진입 70년대생도 주목

총리 외에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7상8하 관례가 지켜진다는 전제 하에서 보면 현 지도부 중에서는 한정 부총리와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72) 등 2명이 교체 대상이다. 올해 67세인 리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상무위원 자리를 지키며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춘화 부총리는 총리가 아니어도 상무위원회에 진입해 상무부총리로 승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상무위원 후보다. 그 밖에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60),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 서기(62), 리창(李强) 상하이 당 서기(66), 황쿤밍(黃坤明) 당 중앙선전부 부장(66),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 서기(67) 등은 모두 시 주석 측근 그룹으로 분류된다. 리 총리와 왕 주석이 상무위원회에 잔류하고 후 부총리까지 새롭게 진입하면 7명의 상무위원 중 3명이 공청단 출신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수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 중 상무위원을 제외한 18명 가운데서도 9명이 7상8하 관례에 따른 은퇴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정치국원의 물갈이 폭을 넓혀 최대 3분의 2까지 교체하고 80% 가량을 친위 세력으로 채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번 당 대회에서 1970년생들의 약진 가능성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1970년대생들이 정치국원 등 주요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긴 힘들지만 다수가 중앙위원회에 진입해 차세대 주자군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앙위에 포함된 70년대생은 후보 위원 2명 뿐이다. 이번 당 대회에서 70년대생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 주석이 향후 10년 간 더 집권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1960년대생들을 건너 뛰고 이들 가운데 그의 후계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차기 지도부 윤곽과 권력 지형은 당 대회 마지막 날부터 드러난다. 2296명의 당 대회 대표들이 마지막 날 200여명의 중앙위원과 170명 가량의 후보위원을 선출하면 이들이 다음날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열어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뽑고 그 중 7명이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다. 이어 7인의 상무위원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서열에 따라 입장함으로써 새 지도부의 면면을 세상을 알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 행사장에 차례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 행사장에 차례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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