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 60여년 만에 꺾였다…85만명 감소읽음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중국 상하이에서 시민들이 16일 지하철을 타기 위해 16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시민들이 16일 지하철을 타기 위해 16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으로 세계는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중국을 보게 될 것이다.”(뉴욕타임스)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중국의 인구가 1961년 대기근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은 산아제한 폐지에도 출생률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로 장기적인 인구 감소 현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산아제한 폐지해도 효과 없어…출생률 건국 이래 최저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본토 내 31개 성·시·자치구 전체 인구가 14억1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명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대기근 여파로 인구가 줄었던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이다. 1961년의 인구감소는 마오쩌둥의 실패한 경제정책인 ‘대약진 운동’으로 인한 것이어서, 사실상 2022년이 중국의 인구감소 원년이 됐다. 지난해 인구 감소는 연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출생 인구는 956만명으로 전년(1062만명)보다 106만명이 줄어들었다. 중국에서 한 해 출생아 수가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1961년(949만명)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출생률은 0.677%(인구 1000명당 6.77명)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사망 인구는 1041만명으로 전년(1014만명)에 비해 27만명이 늘었다. 사망률은 0.737%(인구 1000명당 7.37명)로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출생 인구 감소와 사망 인구 증가에 따른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율은 -0.06%였다.

중국의 출생 인구는 2016년 188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가 급증하면서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 의지가 꺾인 탓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심화했다. 2021년 초혼자 수는 115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70만8000명(6.1%) 감소했다. 초혼자가 120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2021년 두 자녀 정책을 폐지한 것은 물론이고, 현금 지원을 비롯해 주택 제공, 교육비 할인, 출산 휴가 확대 등 각종 헤택을 내걸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연평균 인구 증가율은 1990년대 1.07%에서 2000년대 0.57%로 낮아졌고, 2010년대에는 0.53%를 나타냈다. 이후 2021년 인구 증가율이 0.034%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 마이너스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세계 경제에도 영향…인도, 中 제치고 인구 최대국 ‘초읽기’

이는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막대한 인구는 그동안 생산과 소비 등 모든 영역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중요한 동력이었다. 인구 감소는 노동 가능 인구가 줄고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됨을 의미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16∼59세 노동연령인구는 8억755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2.0%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62.5%(8억8222만명)보다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반면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2억8004만명으로 19.8%를 차지해 전년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구통계학적 위기에 빠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 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인구 감소를 예상하지 못한 것 아니지만 인구학자나 중국의 예상보다 그 시기가 빨라졌다”며 “2035년이면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넘어설 것이며 이러한 추세는 노동력 부족과 세수 및 연금 제도의 압박을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은 올해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지위를 인도에 뺏길 수 있다”면서 “이는 신규 주택 등에 대한 수요 둔화로 경제 성장에 타격을 입히고 규모면에서 중국 경제가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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