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경기 부양책을 내놨던 중국 정부가 올해 남은 기간 2000억위안(약 38조원)의 재정을 추가 투입하겠다며 약 2주 만에 두 번째 부양책을 발표했다. 중국 증시는 급등 출발했다가 정부 발표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자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중앙정부 예산에서 1000억위안(약 19조원)을 올해 앞당겨 사용하고, 1000억원위안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 목록을 이달 말 하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5월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해 조달한 1조위안(약 190조원)도 이미 지방정부에 배분했다고 말했다.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국가 전략 사업과 신형 인프라 육성을 위한 초장기 특별국채 1조위안은 이미 하달했다”며 “내년에도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을 지속하고 투자방향을 최적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중앙 예산에 배정된 1000억위안을 올해 조기 투입하고, 핵심 사업 리스트를 발표해 지방정부가 사전 작업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투입되는 자금은 지방정부 부채 해소와 지방 인프라 확충, 고용 창출 등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 주임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시장 강화 조치를 단행할 것이며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하고 부채 위험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춘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고용효과가 좋은 프로젝트에 지원을 집중, 고용촉진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주임은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일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 기반엔 큰 변화가 없다”면서 “중국의 (5% 안팎의) 연간 경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정책 발표는 시장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중국 정부가 이번에 최대 10조위안(약 1900조원) 규모의 특별채권을 발행하는 재정 지원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경절 연휴를 마치고 일주일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는 부양책 발표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상하이·선전 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 급등하며 출발했지만 부양책이 발표되고 나서 상승 폭은 5%대로 줄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4일 1조위안의 규모 시중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및 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등 대규모 부양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