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가 사랑한 서점도 코로나에 흔들

장은교 기자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한 프랑스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폐점 위기에 몰렸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서점은 28일(현지시간) 독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도움을 호소했다.

프랑스 파리의 역사적인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전경.

프랑스 파리의 역사적인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전경.

프랑스 파리 5구역의 유명한 영어책 전문서점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28일 독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서점은 유럽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한 3월 이후 매출이 8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점 측은 e메일에 “다른 많은 자영업처럼, 우리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라며 “최근 문을 연 온라인 사이트에서 주문을 해주신다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서점 대표 실비아 휘트먼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서점을 폐쇄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2차 봉쇄도 예정돼있어 당분간 카페와 책방을 모두 유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가진 돈이 다 떨어졌고 임대료도 밀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1919년 실비아 비치가 처음 문을 연 이 서점은 젊고 가난한 작가들의 아지트였다.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T.S 에리엇 등이 이 서점을 자주 드나들고 머물며 글을 썼다. 2차 세계대전 때 강제 폐업됐다가, 1951년 조지 휘트먼이라는 미국 출판업자가 지금의 형태로 서점을 다시 열었다. 휘트먼은 이곳을 “서점으로 가장한 사회주의자들의 유토피아”라고 표현했다. 가난한 작가들과 작가지망생들이 이곳에서 서점 일을 몇시간 돕고, 공짜로 잠을 자며 책을 읽었다.

100년 넘은 이 서점은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영화 <비포 선셋>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서점의 어려운 상황이 알려지면서 연간 유료회원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점 대표 실비아 휘트먼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알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단지 고객들에게 ‘지갑을 열고 돈을 꺼내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여기 귀하고 소중한 책이 있으니 당신이 가져간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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