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대륙’ 된 유럽,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였다

김서영 기자

기후 전문가들 분석

‘불의 대륙’ 된 유럽,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였다

더 빈번해지는 이상기온에
분리 저기압 타고 열기 유입
북극 온난화 영향 바람 줄고
해류 약화 - 토양 건조 악순환

유럽 곳곳에서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폭염 강도와 빈도의 변화 속도가 지구상 그 어느 곳보다 빠르다면서, 유럽이 ‘폭염의 핫스폿(중심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은 네덜란드·스위스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폭염과 맞물려 잇따르는 산불로 인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각각 35도, 40도를 넘기며 역대 최고기온에 도달할 것이라고 AFP통신 등은 보도했다. 스위스 또한 제네바의 낮 기온이 최고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덜 더운 축에 속했던 동유럽 폴란드까지 지난달 무더위를 겪었고, 아일랜드 더블린은 1887년 이래 최고기온(33도)을 기록했다.

뜨거워진 공기 탓에 산불이 잇따랐다. 가디언이 종합한 산불 지도를 보면 지난 일주일간 유럽 전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해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에서 이재민 수만명이 발생했다. 각지에서 열사병으로 수백명이 사망했으며 추가 인명피해 또한 예상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8일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기후변화가 사람들과 생태계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폭염은 큰 틀에서 보면 기후변화로 이상기온이 더 빈번해지는 것에 기인한다. 여기에 더해 이번 폭염의 경우 포르투갈 연안의 분리 저기압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유럽으로 유입시켰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저기압은 주변 대기를 끌어들이는데, 유럽에서 제트기류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그사이 저기압이 형성되는 바람에 뜨거운 공기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유럽을 ‘폭염의 핫스폿’이라고 표현한 카이 코른휴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분리 저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북쪽으로 밀어올린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의 에피 로우지 박사 역시 “지난 2주간 유럽에 분리 저기압이 형성됐으며 바람이 약한 지역에 폭염을 지속시켰다”고 설명했다.

북극의 온난화도 유럽의 폭염을 가속화하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코른휴버 교수는 지적했다. 북극과 적도 간의 온도차가 감소하면서 여름철 바람이 줄어들어 이 같은 기상 환경을 오래 지속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로우지 박사는 약해진 해류가 대기 순환의 변화를 일으켜 유럽의 여름이 점점 더 건조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건조한 토양은 폭염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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