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가이버’ 우크라이나군…개조한 ‘가성비’ 무기로 러시아군 타격읽음

정원식 기자
터키군의 바이락타르 TB2 드론. 위키피디아

터키군의 바이락타르 TB2 드론. 위키피디아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등 서방이 제공한 무기를 창의적으로 개조해 활용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지역 미군 사령관 출신인 프레더릭 호지스는 우크라이나군의 창의적인 무기 개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맥가이버’에 비유된다고 말했다. 맥가이버는 1980년대 미국 TV 드라마 시리즈 <맥가이버>의 주인공 이름이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주변 사물들을 재치 있게 활용해 위기를 넘기는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4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 모스크바호를 격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때 사용한 우크라이나의 무기는 구소련제 미사일의 사거리와 전자장치를 개조한 대함 미사일 ‘넵튠’이었다. 미국의 한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넵튠을 트럭에 실어 모스크바호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약 120㎞)로 이동시킨 다음 발사했다. 호지스는 “트럭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미사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맥가이버화’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터키제 바이락타르 드론 활용과 관련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제조사인 바이락타르 드론 최고경영자(CEO) 할루크 바이락타르는 최근 한 우크라이나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의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레이더에 쉽게 노출되고 속도도 느린 바이락타르 드론으로 러시아의 강력한 방공망을 뚫고 공격을 감행하는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에 놀라움을 표시한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밖에 저렴한 공산품 또는 수제 플라스틱 드론도 군용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드론으로 수류탄 배달해드립니다’ 러시아군 괴롭히는 우크라이나 소형 드론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또 미군의 레이더 파괴용 공대지 미사일(HARM) AGM-88을 구소련제 미그 29 전투기에 장착해 사용하고 있다. AGM-88을 구소련제 전투기에 장착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처음이다. AGM-88은 순정 상태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구소련제 무기들과는 호환이 안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조준 센서를 개조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체적인 무기 개발 능력도 키우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9일 크림반도 서부 노보페도리우카의 사키 공군기지를 공격해 러시아 군용기 8대를 파괴하는 등 이달 들어 크림반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키 공군 기지 공격에는 우크라이나 국영 기업 유즈마쉬가 개발한 로켓 발사 시스템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뛰어난 무기 활용 능력은 우크라이나가 구소련 군수산업의 중심지로 군함용 터빈, 탱크, 항공기 등을 제조했던 역사 때문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냉전 시기 세계 최대 수송기였던 안토노프 An-124도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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