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집권당 참패에 “의회 해산, 30일 총선”

박은경 기자

극우 상승세 꺾기 ‘승부수’

마크롱, 집권당 참패에 “의회 해산, 30일 총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국민연합(RN)에 참패하자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RN 상승세를 꺾기 위해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투표를 통해 여러분에게 우리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의회가 발표한 국가별 선거 예측 결과, 집권 르네상스당이 14.60%를 얻는 데 그쳐 RN(31.37%)에 크게 밀렸다. 프랑스에서 의회가 해산된 것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시절인 1997년 이후 27년 만이다. 이달 30일 총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구에서는 다음달 7일 결선투표가 열린다. 2022년 6월 총선을 치른 지 2년 만에 다시 의회가 구성되는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몇년 동안 유럽의 진보에 반대해온 극우 정당들이 대륙 전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면서 “국수주의자와 선동가의 부상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유럽과 세계 내 프랑스의 입지에 대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결과를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넘길 수는 없다”며 “프랑스인은 역사를 쓰는 쪽을 선택하는 사람들이지 역사에 끌려가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이 극우 상승세를 막고 선거를 통해 그들의 흐름을 약화할 수 있다는 위험한 계산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불과 한 달 정도 남겨둔 시점에 총선을 치른다는 사실도 그의 다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이 승리를 거뒀지만, 국내 선거에선 그렇게 압승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본다. 단판으로 투표가 끝나는 유럽의회 선거와 달리 프랑스 총선은 결선투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우가 유럽 전역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마크롱 대통령이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린 르펜 RN 의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주요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는 집권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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