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팔로워 선점한 독일 극우 정당의 부활···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

윤기은 기자
10일(현지시간) 알리스 바이델 ‘독일을 위한 대안’(AfD) 공동대표가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알리스 바이델 ‘독일을 위한 대안’(AfD) 공동대표가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7년 독일 의회 원내 진입에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켰다가 탈세, 나치 옹호 등 문제로 잠잠했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독일 내 AfD의 득표율은 16%로 예측됐다. 기독민주당(CDU)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얻으면서 집권 사회민주당을 3위로 밀어냈다. 2019년 선거보다는 5%포인트 오른 수치다.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알리스 바이델 AfD공동대표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향해 “의회를 해산하라”고 요구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수다 데이비드윌프 베를린 사무소장은 출구조사 결과를 두고 “당이 잿더미 속에서 다시 일어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들은 독일 정치에서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AfD가 지지율을 끌어올린 가장 큰 이유로 독일에 만연한 ‘반이민자 정서’를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의회 선거 직전 독일 만하임에서 일어난 아프가니스탄 이민자의 칼부림 사건이 독일인들의 이민자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했다고 전했다.

AfD 소속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올해 초 이주민 수백만 명을 외국으로 강제이주시키는 이른바 ‘마스터 플랜’ 실행안을 짜는 등 극단적인 이민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 이민전문매체 인포마이그란츠는 AfD가 이민 배경을 둔 독일 시민권자에게도 구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fD는 특히 이민자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튀르키예 출신을 포섭하기 위해 “시리아 출신 이주민이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며 분열을 조장하거나, 과거 오스만 제국이 독일 제국과 연합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AfD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플로리안 슈토켈 영국 엑서터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전과 다르게 젊은 독일 유권자들이 우파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독일 청년 연구소 지몬슈네처가 14~2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4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AfD의 지지율은 22%로 가장 높았다.

AfD는 특히 젊은 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 소속 정치인이 연설하는 영상을 짧게 편집해 올리는 방식으로 환심을 사고 있다. 이날 기준 AfD의 틱톡 팔로워는 43만여명으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약 26만 명), CDU(약 7500명), 케빈 퀴네르트 사민당 사무총장(약 1만1000명)보다 높았다.

그러나 극단적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AfD가 주류 정당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도 있다. 독일 공영 ARD의 지난달 설문조사에서 유권자 3명 중 2명은 이 당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독일 정보기관 연방헌법수호청은 2021년부터 AfD를 잠재적 극단주의 성향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

오는 12월 출범하는 새 유럽의회 내의 극우 교섭단체가 AfD를 다시 끌어들일지도 주목된다. 당초 AfD는 극우 정당 연합 ‘정체성과 민주주의’(ID) 소속이었다. 하지만 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유럽의회 의원이 “친위대(SS) 제복을 입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범죄자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며 나치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ID는 AfD를 교섭단체에서 퇴출했다. 현재 AfD는 교섭단체 없이 무소속으로 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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